올해 7~8월 본 외무성이 직원들에게 대한항공 이용 자제를 지시한 사건과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계획으로 인해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또다시 고조됐다. 이에 본지는 방학동안 독도에 대한 관심을 행동으로 옮긴 대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독도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독도탐방단 ‘독도리안’에서 활동한 이화인 4명

8월14일~16일 광개토대왕함정과 해양정찰 경비정을 탄 90명의 대학생들이 독도로 향했다. 이들은 본교, 경희대, 용인대 등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구성된 한국위기관리연구소 소속 대학생 독도 탐방단 ‘독도리안’이다. 독도리안은 우리나라 영토 수호의지를 다지기 위해 지난 5월 단장 김지영(물리·11년졸)씨가 기획한 탐방단이다. 김씨는 “여러 학생들과 함께 독도를 방문하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는 것을 통해 독도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구성하는 일은 운영팀장 홍승희(환경공학·09)씨와 안소영(언홍영·11)씨가 도왔다. 이들은 독도가 국제적으로도 우리 영토로 인정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적은 풍선 날리기, 독도 O/X 퀴즈, 독도리안 티셔츠 입기 등의 행사를 기획했다. 홍씨는 “독도를 직접 방문해 다양한 행사를 연다면 독도에 대한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복절을 맞아 기획한 행사였지만 독도리안은 행사 당일 파도가 높아서 섬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들은 독도 앞바다에 경비정을 세워둔 채 그 위에서 독도 결의문 낭독, 일본 우익단체를 지원하는 기업 불매운동 등을 진행했다. 안씨는 “높은 파도 때문에 입도할 수 없을 때는 4개월 넘게 준비해 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았다”며 “하지만 독도를 바라보며 갑판 위에서 진행된 활동을 통해 독도에 대한 수호의지를 함께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날 함께 했던 전우주(국문·07)씨는 “이 행사가 더 많은 대학생들이 독도에 관해 홍보하려는 마음에 작은 불씨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스마트글로벌대사로 선발돼 영어로 독도알리기 활동에 나선 조윤정씨

“Did you know that Dokdo is apparent to naked eyes on a sunny day from the eastern sea coast?”

조윤정(식품공학·09)씨는 방학동안 서울스마트글로벌대사(스마트대사)로 활동했다. 스마트대사는 두 달 동안 외국인들에게 독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알리는 활동이다. 그는 “외국어고등학교 출신도 아니고 외국에서 오래 살다온 것은 아니지만 영어로 얘기하는 것을 무척 좋아 한다”며 “이 점을 우리나라를 제대로 알리는 데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마트대사로 선발된 학생은 두 가지 미션을 수행해야했다. 첫 번째 미션은 전 세계 각종 출판물에 있는 독도와 대한민국의 오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고 두 번째 미션은 외국인 5명 이상에게 독도를 포함한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린 후 ‘인증샷’을 제출하는 것이다.

7월2일, 두 번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나선 조씨는 인사동과 명동 일대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스마트대사 활동을 펼쳤다. 외국인에게 다가가 한국의 이미지와 독도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고, 그들이 잘 못 알고 있는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는 올바른 지식을 전달했다. 그는 “일본인들이 가장 활동에 참여 해주지 않았다”며 “그들에게 독도가 얼마나 한국에게 중요한 섬인지 알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7월8일~22일에는 미국을 방문해 약10명의 외국인들에게 독도에 대해 알리기도 했다. 조씨는 K-pop 얘기를 꺼내며 외국인에게 말을 걸었다. 얘기가 계속되면 그는 스마트대사 단체에서 나눠준 독도 및 한국 홍보 책자, 독도사진 등을 꺼내 보이며 한국에 대해 알렸다.

국내외를 직접 발로 뛰며 한국과 독도에 대해 알리려했던 조씨의 이런 노력은 뜻깊은 결실을 맺었다. 선발된 200여명의 스마트대사 중 미션을 수행에 성공한 약50명의 대학생에 조씨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는 독도에 관한 일이 터지고 나서야 일을 수습한다”며 “스마트대사와 같은 독도 홍보 활동을 통해 독도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미리 힘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독도아카데미에서 영토주권 이론 교육받고 독도방문, 독도 관련 시위 활동한 이화인 5명

방학 때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보다 독도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스터디를 한 대학생들도 있다. 김단비(사과·10)씨, 홍지연(정외·10)씨, 손다예(인문·11)씨, 조지영(인문·11)씨, 이지원(식품영양·10)씨가 그들이다. 김씨는 “위안부문제, 독도 문제 등으로 우리나라와 충돌하는 일본을 맹목적으로 싫어했었다”며 “그러나 막상 누군가가 ‘왜 독도가 한국 땅이냐’고 물어보면 말해줄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스터디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국의 대학생과 해외유학생 약200명이 활동하고 있는 제20기 독도아카데미는 7월14일~8월5일 총4차에 걸쳐 영토주권 이론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은 신한일어업협정, 동북아 영토분쟁 현황 등 6개의 주제로 다양한 전문가들에 의해 진행됐다.

김씨는 김포공항에서 일본 중의원들이 8월1일 울릉도를 방문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위에 참가했고 8월16일~18일에는 독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시위를 통해 일본 중의원들이 입국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까지 배운 것을 직접 실천했다”며 “또한 과잉 시위하는 한국인들이 많아 잘못된 독도 권리 내세우기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독도아카데미 활동을 통해 독도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홍씨는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독도교육이 우선시돼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크에서 인턴활동을 하며 독도 행사 영상 및 독도 홍보 블로그 만드는 김보경씨

고등학교 때부터 역사 왜곡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보경(언정·09)씨는 지난 겨울방학에 이어 이번 방학에도 반크(VANK·'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반크는 외국인들에게 잘못 알려진 한국의 정보를 시정하는 활동을 벌이고 한국을 홍보하는 민간단체다. 김씨는 8월9일~11일 반크와 경상북도가 함께 주최한 '2011 독도 탐방캠프' 스텝으로 참여했다.

김씨는 캠프 사전 준비와 진행 및 독도 캠프 홍보 영상제작을 맡았다. 그는 “부족한 실력으로 2박 3일의 활동을 빠짐없이 카메라로 담아야 해 힘들었다”며 “내가 느끼는 것을 영상에 그대로 담지 못해 아쉽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매일 외국인들에게 독도에 대해 소개하고 독도와 관련된, 문헌, 지도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독도 관련 기사 등을 업데이트하는 블로그를 만들기 위한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독도를 알리기 위해 6개월간 세계여행 떠난 독도레이서

한국의 전통 문화를 알리고 독도 홍보 활동을 펼치기 위해 2월25일에 한국을 떠났던 6명의 대학생들이 19개국 30개 도시를 방문하고 8월23일에 돌아왔다.

연세대 김영주(기계.08)씨와 서울대 도전동아리 'G.T(Global trailblazer)'는 작년 9월 초부터 ‘독도레이서’ 활동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이들은 겨울방학 동안 매일 만나다시피 해 사물놀이, 탈춤, 가야금 산조 등을 연습했다. 김씨는 “독도를 알리기에 앞서 한국 문화 공연으로 외국인들의 관심을 이끌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첫 활동은 3월1일~4월20일 북미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LA, 토론토 등지에서 가야금 산조와 사물놀이 공연을 벌였다. 또한 스탠퍼드 대(Stanford University)과 맥길(Mcgill University) 등에서 ‘독도세미나’를 개최해 외국 학생과 직접 만나 독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워싱턴DC에 위치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이 지역 한인들이 결성한 ‘독도수호대책위원회’와 함께 일본 정부의 사회 교과서 검정 결과에 항의하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독도레이서는 4월21일부터는 페루, 스페인, 프랑스, 카자흐스탄을 돌며 활동을 계속했다. 한국의 비빔밥을 소개하는 비빔밥 유랑단 ‘플러스마이너 등과 함께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동시에 독도에 대한 홍보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8월21일 중국 상하이한국문화원에 ‘독도콘서트’ 개최를 끝으로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채린 chearinlee@hanmail.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