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하 요구와 관련된 공약 다수 이행…생활 복지 분야는 성과 적어, 학생들, 이행된 공약의 대부분이‘요구’에 그쳐 아쉽다고 평가


제43대 총학생회(총학)가 당선된 지 약6개월이 지났다. 본지는 총학이 선거에 출마할 당시 제시한 공약들이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학생수첩 재발행, 웹툰 무단도용 등 학생들의 지탄을 받았던 총학의 실수들은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살펴봤다.

1학기 동안 총학은 등록금 인하 요구와 관련된 공약을 이행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생리공결제 시행 ▲스쿨버스 배차 간격 줄이기 등 생활 복지와 관련된 공약과 ▲교수 인원 및 분반을 늘리기 ▲선수강 신청제 도입 등을 포함하는 교육 환경 관련 공약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등록금 인하와 관련된 공약 대다수 실천
1학기 동안 총학이 이행하는 데 주력한 공약은 등록금 인하 요구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총학은 당선 직후인 작년 12월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을 시작으로 정부를 대상으로 등록금 인하와 등록금액 상한제를 요구해왔다.

총학은 선거 활동 당시 등록금 인하 요구와 관련해 제시한 공약 중 ▲이월적립금 운용 정보와 사용내역 공개 요구 ▲등록금액 상한제 실시를 통한 등록금 인하 요구 ▲입학금 인하 요구 ▲계절학기 등록금 인하 요구 ▲이공계 예술 계열 등록금 차등책정 폐지 요구 ▲취업 후 등록금 상환제(ICL) 개정운동을 이행했다.

총학은 1~2월 전국 대학생 대표자 기자회견, 전국 대학생 대표자와 주요 정당들 간 간담회 개최에 이어 전국 대학생 교육공동행동에 참여해 정부를 상대로‘등록금액 상한제 실시를 통한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고, ICL 개정운동을 펼쳤다. 

총학은 1월 학교 측과‘등록금 심의위원회’(등심위) 구성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어 끝내 등심위 구성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등심위원은 교직원 4명(기획처장, 학생처장, 재무처장, 예산과장), 학생 3명(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대학원장 추천 대학원생), 외부관련전문가 1명으로 구성됐다. 총학은“등심위원으로 참여하는 학생과 교직원의 수가 같아야 한다” 등심위 참석을 거부해 등록금 책정협의를 논의한 4차례의 등심위 회의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총학은‘민주적인 등심위 구성’공약이 내년에라도 실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류이슬 총학생회장은“현재의 등심위는‘심의 기구’에 불과할 뿐 의결기구나 결정기구가 아니다”라며“학생과 교직원을 동수 비율로 구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등심위가 의결 및 결정기구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등록금 인하 요구와 관련된 공약의 상당수가 이행됐지만 이행된 공약들이‘요구’에 그쳐 아쉽다고 평가했다. 박수경(의류·08)씨는“공약을 이행했다고는 하지만 막상 이뤄진 것은 별로 없는 느낌”이라며“이화인들이 공약 중 이뤄진 것이 없다고 느낀다면 이는 실제로 공약이 이행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씨는“2학기에는 일반 학생들도 함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공약을 이행하는 데 힘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생활 복지 및 교육 환경 관련 공약은 아직 계획 단계에 머물러
생활 복지와 교육 환경 관련 공약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다수의 공약들이 공약 이행을 위한 계획이나 학교 측과 관련 사안에 대해 논의할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 세워지고 있는 단계에 있다.

생활 복지 관련 공약 중 ▲생리 공결제 시행 ▲학생 식당 위생 및 식단 개선을 목표로 하는‘학생 식당 개선팀’의 구성 공약은 계획만 있는 상태다. 류 총학생회장은“당선 직후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생리 공결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 분분했다”며“현재 생리공결제를 실시하고 있는 타대의 사례를 수합했고 이를 토대로 생리 공결제에 대한 학생들의 찬반 의견을 조사해 학교에 생리 공결제 도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총학생회장은“학생 식당의 개선을 위해 2학기에는 자판기 가격 낮추기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총학은‘셔틀버스 배차 간격 줄이기’도 지키지 못했다. 류 총학생회장은“셔틀버스 배차 간격 축소를 위해 당선 직후부터 4월 중순 학생처와의 협의회 자리에서까지 지속적으로 관련 부서에 해당 문제의 해결을 요구해왔다”며“하지만 학교 측은‘정문 쪽 지반이 약한 탓에 안전상의 문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총학이 등록금 인하 요구에만 집중해 생활 복지 및 교육 환경 관련 공약 등 학내 내부의 문제 해결에는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오선아(통계·08)씨는“학생총회도 성사되고, 이번 총학은 작년 총학에 비해 학교 측과 대화의 자리도 많이 가진 것 같다”며“하지만 복지 문제의 개선을 위해 총학이 힘쓰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고, 학생 자치와 관련한 공약에 대해서는 대자보조차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생수첩 재발행, 웹툰 무단도용 등 다사다난했던 1학기…학생수첩은 약800권 교환하고, 무단으로 쓰인 웹툰의 작가 이다씨에게 공개 사과해 마무리
총학은 학기 초부터 학사일정이 누락된 학생수첩을 배부하고, 새내기 대강당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준 무료책자에 웹툰을 무단으로 쓰는 등의 실수를 했다.

3월7일 배부된 학생수첩의 월별 일정에 학점포기, 부·복수전공 신청일자 등 학사 일정이 누락돼 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총학은 3월9일 학생수첩 전량 리콜을 결정하고, 4월25일부터 1주일간 학사일정이 누락된 학생수첩을 총학생회실로 가져오는 학생에 한해 새 학생수첩으로 교환해줬다. 수첩을 교환해 간 학생은 약800명이었다.

총학은 2월22일 진행된 새내기 대강당 오리엔테이션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준 무료책자에 작가 이다의 웹툰을 무단으로 써 학생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이다는 총학에 이화인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사과문을 게시할 것을 요청했다.

총학은 학내 곳곳에‘웹툰 무단 도용으로 작가 이다와 이화인들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붙이고, 3월11일 클럽(club.cyworld.com/differewha)에도 사과문을 게시했다.

수업 시간에 선착순으로 사물함 신청을 받은 것, 고장난 사물함을 수리하지 않은 것 등 총학이 중도 사물함을 배부한 방식도 문제가 됐었다. 총학은 학생들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여름 방학에 배부할 사물함부터는 20일(월) 오후11시부터 총학 메일(differewha@gmail.com)로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기로 했다. 고장난 사물함은 18일(토)~19일(일) 수리할 계획이다.

류이슬 총학생회장은 “총학은 1학기 동안 등록금을 비롯해 대학 내 개인주의 심화, 경쟁 중심의 대학 사회, 부족한 자치 공간 등 대학생들이 갖고 있는 고민들을 해결해 ‘다른 이화’를 만들고자 했다”며 “2학기에는 등록금 문제뿐만 아니라 생활복지 및 교육 환경 문제의 해결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류 총학생회장은 “1학기 때의 실수들을 반복하지 않고, 2학기에는 이화인들에게 진정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슬기 기자 redwin2026@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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