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학생 칼럼
해외유학생 칼럼
  • 한지영씨(일반대학원 언홍영 석사, 10년 졸)
  • 승인 2011.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제를 내고 나면 늘 결과가 궁금하다. 특히 고심했던 부분에 어떤 코멘트가 달릴까 기다려진다.

미국에서는 예외 없이 모든 과제와 시험이 채점 뒤 학생들에게 되돌아온다. 대규모 학부 수업에서는 수업 조교가 스무 명에서 서른 명 정도를 전담해 모든 과제와 시험을 채점한다.

대학원생으로서 수험자와 채점자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다 보니 예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학생들 과제에 달리는 나의 코멘트는 미국 대학원생들에 비해 부정적이다.‘적합하지 않은 예다’, ‘논리적이지 못하다’처럼 칭찬보다는 지적사항이 많다. 비판하고 나무라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정확한 지침을 주려고 나름 많은 시간을 들여 공들여 채점한 결과다.

반면, 미국 대학원생들은 주로‘잘했다’, ‘환상적이다’, ‘재미있다’와 같은 칭찬을 많이 한다. 실제로 나의 과제에 달리는 미국 교수의 코멘트도 이와 비슷하다.

흥미로운 것은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잘했다는 코멘트보다는 개선해야 할 부분을 유심히 본다. 교수님이 지적하신 부분을 반복해서 읽으며 다음에는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미국학생들은 가장 크게 칭찬받은 부분에 집중한다. 잘했다는 코멘트 중에서도 채점자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한 부분을 가려낸다. 예를 들면, 굿(good)보다는 예스(yes!)가, 이보다는 환상적이다(fantastic)나 최고다(superb)가 더 강력한 긍정이다. 그리고는 이 부분을 더 발전시키거나 다른 질문에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대답하려고 노력한다.

나처럼 못하는 부분을 발전시키려면 힘이 많이 드는데 비해 능률이 떨어진다. 하지만 미국학생들처럼 자기가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면 재미도 나고 성과도 쉽게 낼 수 있다. 어느 한 부분만큼은 눈에 띄게 출중한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채점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전자는 모든 부분을 성실하게 했지만 조금은 밋밋한데 반해, 후자의 경우에는 출중한 한 부분이 다른 부족함들을 상쇄하기에 충분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잘못을 지적하는데 익숙하다. 그리고 비난에 민감하다. 그 연장선상에서 모두가,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이 되도록 교육하고 교육받는다.

한편 미국은 잘한 일을 크게 칭찬한다. 그리고 칭찬에 힘을 얻어 자기가 잘하는 일에 자기가 잘하는 방식으로 집중한다. 이 것이 99%를 이끄는 1%를 키우는 미국의 힘이다. 

 

한지영씨(일반대학원 언홍영 석사, 10년 졸)는 현재 미국 미네소타 대학(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School of Journalism and Mass Communication) 석사 과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