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동에서 출발해 소외계층 학생의 문화체험 도와


“여러분, 모두 알루미늄 종이 한 장씩 가졌죠? 이제 이것으로 액세서리를 만들어요.”

아이들은 책상 하나를 독차지 하고 가위로 종이를 오리거나 접는다. 손끝에서는 안경, 가방 등 의 작품이 탄생된다.

19일(목) 오후5시 서울 은평구 갈현지역아동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노란색 버스 안에서 제10차 미술수업이 한창이다. 알록달록한 무늬가 그려진 이 버스 이름은 일명‘아트버스’다.

아트버스프로젝트는 문화적 소외계층인 저소득층 학생이 창작활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회화,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국내 젊은 작가가 초빙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버스 안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수업 내용은 작가가 활동하고 있는 분야에 따라 달라진다. 2009년 6월 봉천동, 보문동 등에서 제1차 수업을 시작한 아트버스프로젝트는 2014년 5월까지 실시된다. 

강상빈 설치·회화 작가는 이 날 설치미술인 자신의 전공을 살려 아이들을 가르쳤다. 유희정(서울시 은평구·12) 양은 수업이 진행되는 40분 동안 입체적인 한복모형을 만드는 데 전념했다.

유양은“내가 원하는 대로 작품이 자유자재로 만들어지는 것이 무척 재미있다”고 말했다. 강작가는“첫 시간에는 아이들이 종이 위에 1차원적으로 그림만 그렸다”며“점차 종이를 접어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의 창의력이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트버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최원경(독문·10)씨는“미술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기 때문에 아트버스 학생들과 쉽게 친해진다”고 말했다. 캔 파운데이션 김보경 교육팀장은“작가들은 아이들의 작품을 통해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며“아트버스는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수업”이라고 말했다.

캔 파운데이션 장문경 이사장은“아트버스의 수를 늘려 보다 많은 학생들이 창작활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chearinle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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