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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합창’과목은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교양 과목 중 하나다. 중간, 기말 시험이 없는 대신 다섯 번의 채플 공연과 합창 시험으로 성적의 합격 여부가 결정되어 수강생들의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며칠 전, 채플 공연 시간이었다. 필자는 학생들이 뒤로 돌아서 앉을 수 있게 되어 있는 공연석 가장 뒷줄에 서게 되었다. 마지막 연습이 끝나고 채플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필자의 옆에 앉아있었던 학생 세 명은 서로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교수님께서는 항상 학생들에게 무대 위에서는 정숙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을 지키지 않는 학생들을 보고 눈살이 찌푸려졌다.

열한시 삼십분. 교목님의 전달사항을 시작으로 채플이 시작됐다. 하지만 잡담을 나누던 학생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심지어 멀리 있는 친구와 손을 흔들며 인사까지 나누었다. 그 옆에 있었던 한 학생은 쿠키를 꺼내서 먹었고, 또 다른 학생은 당일 정문에서 나누어 주었던 잡지와 홍보물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만지며 소음을 냈다. 뿐만 아니라 공연석 밑으로 내려가 의자에 앉아서 친구들과 잡담을 나누는 학생도 있었으며, mp3 플레이어를 꺼내서 음악을 듣는 학생도 있었다.

채플이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의 참여를 강요하기에 출석만 한다면 그 시간에 어떤 행동을 해도 상관없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그 의견이 나름의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위에서 언급한 학생들의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채플 공연을 하는 학생들은 채플을 듣는 수백 명의 학생 앞에 서 있는 입장이기에 태도를 조심해야 한다. 또한 이때문이 아니더라도 발언자에게 집중하는 것이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채플에서 합창 공연을 하는 이화인, 그리고 채플을 듣는 이화인 모두 발언자를 배려하는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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