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외에도 미화·경비 노동자 등 다양한 이화인 참여한 장터, 한마음 체육대회 통해‘대동’의 의미 살아나


대동제가 18일(수)~20일(금) 학생문화관(학문관), 스포츠 트랙 등 학내 곳곳에서 펼쳐졌다. 올해 대동제에서는‘이화인 한솥밥 먹기’,‘영산줄다리기’등 전통적인 프로그램 외에도 미화 노동자·경비원이 참여한‘한마음 체육대회’가 진행됐다. 타대 동아리들이 아카펠라, 마술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화 노동자·경비원과 함께 뛴 대동제
이번 대동제에서는 미화 노동자와 경비원 등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18일(수) 오후12시10분 정문 스포츠 트랙에서 미화·경비 노동자, 학생이 함께하는‘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렸다. 체육대회에 참여한 18명의 미화·경비 노동자, 11명의 학생들은 수건돌리기, 제기차기 등을 함께 즐겼다.

후마니타스 위원회 정윤지 위원장은“이웃을 돌아보며 사회적인 고민을 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이번 체육대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국제관 김준호 경비는“학생들과 대동제를 즐기니 좋고, 이화여대에서 경비 노동자로 일한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화 노동자들이 처음으로 연 장터도 성황을 이뤘다. 미화 노동자들은 대동제 내내 학문관 1층 경비실 앞 출입구 근처에서 파전을 판매했다. 인기가 좋아 대동제 첫날에는 구매자들이 번호표를 받고 대기한 뒤 파전을 사가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미화노조 신복기 이화여대 분회장은“그동안 미화 노조 투쟁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도움만 받았는데 이번 장터 수익금은 학생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말했다. 양서희(영문·07)씨는“일반 학생으로서 미화 노동자분들을 도와드릴 게 없었는데 아주머니들이 판매하시는 파전을 사는 것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18일(수) 정오 스포츠 트랙에서 열린 '한마음 체육대회'에 참여한 학생과 미화·경비 노동자들이 수건돌리기게임을 하고 있다.

△인디밴드 공연에 약1천명 관람객 몰려…동아리 공연 관람에는 학생 참여 저조
인디밴드들이 공연을 선보인 대동제 둘째 날의 낭만콘서트에는 약1천명의 이화인들이 몰렸다.
19일(목) 오후6시30분부터 정문 잔디 광장에서 인디밴드 10cm, 갤럭시 익스프레스, 멜랑콜리 스튜디오, 맨즈 래프터 5개 팀이 공연을 선보인 낭만콘서트가 열렸다. 낭만 콘서트의 첫 번째 공연은 맨즈 래프터가 장식했다.

 

낭만콘서트에서 공연중인 인디밴드 10cm의 권정열(좌), 윤철종(우)

 

10cm의 공연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10cm는‘아메리카노’등 7곡을 불렀다. 10cm의 보컬 권정열씨는 “2년 전 이화여대 정문과 쇼핑몰 앞에서 공연한 적이 있다”며“이제는 초대를 받고 무대에 서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하린(전자공학·10)씨는“10cm와 멜랑콜리 스튜디오의 무대가 좋았고 재밌었다”며“평소 잘 몰랐던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리 공연 관람에는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18일(수) 오전11시50분~오후6시 정문 잔디 광장에서 실로암, 하닷사 등 다양한 동아리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그러나 이날 오후3시~4시 공연을 지켜본 학생들은 10명 내외였다. 동아리 공연을 지켜본 ㄱ(서양화·07)씨는“학보 외 홍보는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목) 정오~오후2시 학문관 인근과 스포츠 트랙에서 항공대 아카펠라 동아리, 동국대 마술 동아리 등 타대 동아리들이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오부터 약30분간 학문관 1층 로비에서‘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등 4곡을 부른 항공대 공연은 약40명의 학생들이 관람했다. 김정연(철학·08)씨는“본교에서 보지 못했던 아카펠라와 같은 공연을 보게 돼 좋다”고 말했다.

오후12시30분부터 학문관 1층 경비실 옆에서는 동국대 마술동아리 MASIC(마술을 사랑하는 식구들, 마식)이 숫자점, 카드마술 등의 공연을 선보였다. 숫자점을 해 본 송한나(경제·08)씨는“면접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면접운이 좋다는 점괘가 나와 기분이 좋다”며“타대 동아리들의 참여로 축제 프로그램이 다양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공 및 동아리 특성 살린 장터 눈길…판매상품 다양화 돼
이번 장터에서는 각 단과대학, 학과의 특색을 살린 행사가 다양하게 진행됐다.
동양화과 학생회는 정문 잔디 광장 인근에서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부채, 화첩, 엽서를 판매했다. 동양화과 이송미 회장은 “동양화과 신입생들에게 학과에 대한 애정을 키워주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의류학과 패션 마케팅 동아리 ELF.M(엘프엠)은 학문관 앞에서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목걸이, 팔찌, 귀걸이, 원피스 등을 판매했다. 상품들은 본교 상징인‘배꽃’을 디자인의 모티브로 삼아 제작됐다.

산업디자인, 시각디자인 전공생들이 직접 학교 로고를 적어 제작한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했다. 박지훈(시디·09)씨는“이화이언이나 프리마켓에서 티셔츠를 공동구매하거나 직접 제작해 파는 것을 보고 의견이 맞는 친구들이 모여 티셔츠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티셔츠를 구입한 김민아(영문·10)씨는“티셔츠를 만드는 학생들은 재능을 발휘하고 구입하는 학생들은 티셔츠를 만드는 학생들의 재능을 경험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동아리들은 떡꼬치, 순대볶음 등 단골메뉴 뿐 아니라 채식만두, 삼겹살 꼬치 등 이색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환경동아리‘뿌리와 새싹’은 타코와 채식만두를 판매했다. 뿌리와 새싹 남달리(경제·09)씨는“채식은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고 건강에도 좋다”며“친근하게 채식을 알리기 위해 채식만두를 메뉴로 정했다”고 말했다.

중앙노래패‘한소리’는 꼬치에 삼겹살과 파를 끼워 숯불에 구운 삼겹살 꼬치를 판매했다. 삼겹살 꼬치를 산 김윤진(방영·10)씨는“삼겹살 꼬치처럼 장터 음식이 다양해져 좋다”고 말했다. 

강효민(언론·09)씨 등 7명의 학생들은 최재천 교수(에코과학부)‘환경과 인간’ 수업의 팀프로젝트 일환으로 장터에서 ‘웰빙샌드위치’를 판매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피타브레드(주머니빵)에 두부, 닭가슴살, 단호박을 넣어 만든 3가지 맛 저칼로리 건강 샌드위치를 판매했다.

△해마다 지적되는 학생 참여 저조문제 또 지적돼
학생들의 대동제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문제는 올해도 제기됐다. 참여율이 저조한 원인으로는 대동제 프로그램이 낮 시간에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꼽혔다.

서소원(물리·10)씨는“수업이 진행되는 낮에 대동제 행사가 몰려 있어 축제를 즐길 수 없다”며“수업이 끝난 밤에도 행사가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축제가 장터에만 치중돼 있어 아쉽다는 의견도 많았다. 연세대 윤성민(기계공학·09)씨는“타대생은 장터에서 음식을 사주고, 물건을 팔아주기만 한다”며“타대생도 어울려 놀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슬기 기자 redwin2026@ewhain.net
이지훈 기자 ljh5619@ewhain.net
변주연 기자 yksbjy@ewhain.net
김지아 기자 applein@ewhain.net
이경은 기자 kelee3@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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