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전도활동에 학생들 불만
도 넘은 전도활동에 학생들 불만
  • 이채린 기자
  • 승인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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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중 82%, 올해 1회 이상 전도활동 당해…심리테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


이새롬(수교·10)씨는 4월말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ECC 지하4층 닥터로빈 앞 테이블에 앉았다. 자리에 앉은 지 10분도 채 안 돼 한 여성이 이씨 곁에 다가와 15~20분 동안 계속해서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설명했다. 전도자는 이씨에게‘악재가 꼈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치성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시간이 없다고 전도를 거부했지만 전도자는‘배우시면 좋다’는 말만 반복했다”며“나중에는 돈까지 요구했다”고 말했다.

학내에서 무분별한 전도활동이 성행하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자가 20일(금) 본교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2%가 올해 들어 교내에서 전도를 1번 이상 당했다고 답했다. 전도활동을 5회 이상 겪은 응답자도 17%에 달했다.

응답자 중 약 70%의 학생이 학내 전도활동에 대해‘지나치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내 전도활동에 대해 응답자의 17%가‘매우 지나치다’, 53%가‘지나치다’는 항목을 선택했다. 

전도활동에 불쾌감을 느낀 이유(복수응답 가능)로는‘시간을 빼앗아서’(64명),‘어디론가 데려가려고 해서’(12명),‘종교를 강요해서’(5명),‘돈을 요구해서(2명)’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전도는 개신교 종교 활동이었다.‘어떤 종교를 전도하는 사람들을 만났나요?(복수응답 가능)’라는 질문에 개신교(72명), 천주교(3명), 대순진리회(3명), 증산도(3명), 기타(10명) 순으로 선택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전도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본교생에게 접근하고 있었다.‘이화 선배에요’. ‘옷이 귀엽네요’,‘눈이 맑네요’, ‘맛집이 어디예요?’등으로 운을 띄우며 혼자 있는 학생들에게 무작정 접근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전도활동에 간혹‘심리테스트’,‘설문조사’등이 이용되기도 했다.

ㄱ(정외·10)씨는 5월 ECC 지하4층에서 한 여성이 자신을 선배라 칭하며 친해지고 싶다고 말을 걸어 3시간동안 대화를 나눴다. 그는“대화가 깊어질수록 대화의 주제는 종교로 흘러갔다”며“전도를 하기 위해 친해지고 싶다는 이유를 대며 접근했다고 생각하니 오싹하다”고 말했다.

ㄴ씨는 2009년 돈을 요구하며 전도활동을 펼치는 사람을 만났다. ㄴ씨는“전도사가 돈을 요구하길래 현금이 없다고 했더니 신한은행에서 돈을 인출할 때까지 기다린 후 2만원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ㄷ씨도 2009년 정문 앞에서 여성 2명이동양철학에 대해 배워볼 생각 있냐며 말을 걸어왔다. ㄷ씨는“신촌기차역 건너편에 위치한 대순진리회 본부로 억지로 끌려갔다”며“조상들에게 절을 하고 돈을 내라는 등 특이한 의식을 하게했다”고 말했다.

김은진(사학·09)씨는“혼자 앉아 있을 때 어떤 여성이 성격 검사를 해주겠다며 도형을 그려 보라고 했다”며“결과가 궁금해서 원을 그리자 그는 대순진리회와 제 그림을 연관시키며 종교를 믿을 것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전도자들의 끈질긴 전도활동이 불쾌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은(특교·10)씨는“이미 종교가 있다고 말했지만 전도자가 그래도 함께 성경책을 읽자며 30분 동안 시간을 끌었다”며“상대방의 종교를 존중해 주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그 사람의 종교만을 타인이 이해해주길 바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지수(초교·11)씨는“과제 마감 시간이 다가오는데 한 여성이 40분 동안 전도활동을 펼쳐 과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그런데도 시간을 빼앗는 것은 도를 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부 종교동아리 소속 학생들은 전도활동 자체가 아닌 강제적인 전도활동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ㄹ씨는“우리도 설문지와 책자를 들고 전도활동을 하지만 상대방이 거부하면 억지로 전도하지 않는다”며“돈을 요구하는 등의 강제적인 전도방식은 동아리의 전도활동 마저 대중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지게 한다”고 말했다.

총무과 김영상 직원은“외부단체가 교내에서 홍보, 게시물게시 등을 하고자 할 경우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ECC 보안실 ㅁ직원은“ECC내에서 학교 허가를 받지 않은 포교·광고활동을 금지하고 있다”며“무리한 전도활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학생은 ECC 보안실(3277-4840)로 즉시 연락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chearinlee@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