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별 곳곳에 6색 무지개가 뜨는 이 날을 알고 있는가.

작년 5월17일 오후, 스위스 로잔에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연인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거리 한가운데 서서 서로를 끌어안고 입 맞췄다.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지만 입맞춤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같은 날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는 트랜스젠더들이 개량식 사리(힌두교도 성인여성이 입는 전통의상)를 입고 퍼포먼스를 벌였으며, 중국에서는 호랑이탈을 쓴 이들이 무지개색 천을 어깨에 두르고 거리를 행진했다. 이틀 앞선 작년 5월15일 한국 인사동에서도 한 남성이 ‘Gay free hug’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5월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and Transphobia, IDAHO)’이다. 세계 약50개국의 성소수자 및 성소수자 지지자 약3만 명은 매년 캠페인, 토론회, 거리시위, 영화제 등을 열어 이 날을 기념한다. 유럽 연합 의회, 스페인, 벨기에, 영국, 멕시코 등은 이 날을 공식 기념일로 인정하고 있다.

누군가 당신의 사랑을 일종의 질병, 전염병, 정신병이라고 규정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호모포비아, 트랜스포비아란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와 그로 인한 차별을 일컫는 말이다. IDAHO 데이는 1990년 5월17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질병 분류리스트에서‘동성애’가 삭제된 것을 기념하자는 취지에서 제안됐다. 세계 각지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호모포비아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적 연대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자치단위 ‘변태소녀하늘을날다’는 IDAHO 데이의 창안 이념을 지지한다. 호모포비아, 트랜스포비아의 가장 큰 원인은 익숙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안심리가 혐오심리로 확장된 데 있다. IDAHO 데이는 이러한 불합리한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소통을 모색하는 날이다. 혹시 당신 또한 양성분리 및 이성애중심주의를 기준으로, 익숙하지 않은 불안을 소수자에게 떠넘긴 적 없는가? 모든 사람이 혐오에서 자유롭길 바라는 날을 기념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해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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