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들이 교수와의 더 많은 교류를 원하고 있다. 본지는 5월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학생들이 교수와 보다 활발하게 교류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 응답자 중 약39%의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강의 외의 시간에 교수를 찾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어 응답자 중 94%는 학생과 교수 간의 교류가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에는 졸업 후에도 교수님을 찾아갈 것인지를 묻는 문항이 있었다. 약22%는 그럴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주관식 문항으로 그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친밀한 교수님이 없어 찾아가도 교수님이 나를 모르실 것 같다”는 응답이 주로 나왔다.

이처럼 학생과 교수 간에 교류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대학의 구조적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대학은 학생 1인당 전임교원의 수가 OECD 기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2007년 대학의 학생 1인당 전임교원 수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36.4명, OECD 평균은 16.1명으로 큰 차이가 있다.

본교의 몇 개 학과는 법정 전임교원 기준에도 크게 못 미친다. 본지에서 2010년 12월6일 보도한 “본교 전임교원 1인당 재학생 수 26.7명”기사에 따르면 정치외교학과의 전임교수는 교원 법정 정원을 32.7명 초과한 57.7명이었다. 인문과학부(43.6명), 국제학 전공(43.3명)도 전임교원의 수가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전임교원 외에도 연구 실적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교원 평가도 학생과 교수 간 교류를 단절시킨다. 지금은 교수도 경쟁 구도에 놓여있다. 교수들은 논문 개수 등의 연구 실적으로 평가된다. 학생들과 얼마나 친밀한지, 어떤 인간적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는 평가되지 않는다. 정년 보장을 받으려면‘논문 점수가 몇 점이어야 한다’는 식이다.

이러한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자 교과부는 12일“KAIST 사태를 계기로 대학의 교육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연구 실적 위주인 교수 업적 평가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 학생들은 어느 때보다 멘토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낮은 취업률은 학생들을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까지 내몰고 있다. 학교 내 동아리 활동, 학과 활동 등을 통한 동기간·선후배간 유대관계도 약화되어 있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도록 대학이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주관식 설문 문항에서“교수와의 교류를 위해 반강제적으로 상담시간을 지정해달라”던 한 학생의 응답은 대학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