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이화글빛문학상 수상자 인터뷰
제6회 이화글빛문학상 수상자 인터뷰
  • 문호은 기자
  • 승인 2011.0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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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서 출발해 삶에 도착하는「우주열차」


“삶을 살아가다 보면 힘든 일이 많겠지만, 처음에 가졌던 순수한 마음을 기억하며 그래도 살아가야 해요.「우주열차」를 통해 이 한 마디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제6회‘이화글빛문학상’에 양은녕(국문·07)씨의 소설「우주열차」가 당선됐다. 양씨는“여태까지 지켜보기만 했던 무대에 처음으로 올라가는 기분”이라며“아직 잘 실감나진 않지만 뜻 깊은 상을 수상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20일(금) 시상식을 앞두고 있는 그를 4일(수) ECC에서 만났다.

제6회 이화글빛문학상 수상자 양은녕씨
「우주열차」는 사람들이 현실 속에서 잊고 살아가는 삶의 궁극적 의미를 은하수를 찾아가는 우주여행으로 상징화한 작품이다.

은하수를 찾으러 간다는 유언을 남기고 자살한 종원의 유언을 유일하게 수신한 주인공(미연)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자칫 상투적일 수 있는 주제나 인물들의 성격을 은하수라는 상징이나 동화적 아우라를 통해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는 심사위원단의 평을 받았다.

양씨는 죽음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우주열차」를 집필했다. 자살, 죽음, 삶이「우주열차」의 주요 소재다. 그는 2년 전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으며‘삶과 죽음이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거기에 작년 가을 갑작스럽게 찾아온 외할아버지의 부조 소식과 그 장례식을 곁에서 지켜본 경험 등이 죽음에 대한 생각의 깊이를 깊게 했다.

소설은 한 달 만에 완성됐다. 마감일 한 달 전에 글쓰기를 시작해 마음이 급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후부터는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그때그때 종이에 옮겨 나갔다.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나 학원 수업 시간, 심지어는 설거지를 하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지에 글을 적어 내려갔어요. 산발적인 정보를 머릿속으로 기승전결을 다듬어 글로 옮겨 적는 식이었죠.”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작품의 분위기와 맞는 음악을 들었다. 음악을 들으면 마치 영화의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장면의 분위기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우주열차」를 집필할 때는 영화‘러브레터’의 OST인‘게이트웨이 투 헤븐(Gateway to Heaven)’과‘어 윈터 스토리(A Winter Story)’를 주로 들었다. 그처럼 글을 쓰는 친구의 격려도 양씨에게 큰 힘이 됐다. 과연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이 수도 없이 들었지만, 결국 두 번의 퇴고까지 거쳐 마감일에 작품을 응모할 수 있었다.

양씨는 일본 소설「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죽음에 대해 허무주의적인 시선을 보내면서도 탐미적인 그의 소설관은 양씨가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소설의 방향과 비슷했다.
전공인 국어국문학 이외에도 일본언어문화를 연계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는 양씨는 한국과 일본, 두 국가의 소설을 특히 많이 읽었다.

“현실에 직접 접근하는 한국문학에 비해 일본문학은 세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 현실을 바라봐요. 작가 안으로 현실을 집어넣어서 내면으로 파고들죠.”

가까이로는 류철균 교수(디지털미디어학부)의 창작 수업이 도움이 됐다. 류 교수의‘창작의 이론과 실기’, ‘문예창작론’수업은 수업시간에 직접 작품을 제출하고 비판을 듣는 형식의 수업이었다.

“수업시간에 제 글에 플롯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 비판이 큰 자극이 됐어요. 스스로 각성하는 계기가 돼서 글을 쓸 때 여러모로 신경 쓰게 됐죠.”

그는 자신이 대학생이기 때문에「우주열차」를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제 스스로가 20대 초반이었기 때문에 20대인「우주열차」등장인물들의 불안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아마 제가 30대였다면 이런 인물이 등장하는 이런 감성의 소설은 쓰지 못했겠죠.”

그와 마찬가지로 20대라는 열차에 올라타 있는 독자들에게 양씨는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며 작품을 읽으라’고 권했다. 소설은 자살로 시작되지만, 주인공 미연과 함께 생각하다 보면 역설적으로‘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번 학기 복학과 함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양씨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요즘도 그는 새로운 작품을 구상 중이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죽음과 삶을 주제로 하는 글을 주로 쓸 것 같아요. 이번「우주열차」에는 연애요소가 적은 편이었는데, 다음에는 달달한 연애 이야기가 들어간 작품을 써 보려고 합니다.”

양씨는 언젠가 채플 시간에 초청받을 만한 작가가 돼서 후배들이 바라보는 채플무대에 오르는 날을 꿈꾼다.‘신춘문예나 문학상을 통해 등단하고 싶다’고, 조심스럽지만 확고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 기본기와 개성을 겸비한 예비 작가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문호은 기자 he@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