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인문학 교실

  국어 시험에 자주 나오는 질문에“이 글의 장르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 있다. 이로 인해 웬만한 사람이면 이 단어를 알고 있다. 물론 이 단어가 불어인지는 잘 모르지만 말이다. 이 단어의 정확한 불어 발음은‘장르’가 아니라‘쟝르’다. 이렇게 발음하려면‘ㅈ’를 발음할 때에 입술을 오므려 앞으로 내밀면서 발음하여야 한다.

이 단어의 어원은‘기원’, 또는‘종(種)’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게누스(genus), 게네리스(generis)다. 12세기 경에 이 라틴어로부터 불어 쟝르(genre)가 생겼으며, 14~15세기에‘유형’,‘방법’이라는 의미로 쓰이다가, 17세기에는‘유행’,‘취향’이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하였다.

문학에서는 종래에 문체를 조(調), 풍(風)과 같이 구분하여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운문과 산문의 구분, 시·희곡·소설·평론 등의 구분, 더 나아가 정형시·자유시 등으로 세분할 때 이 용어를 사용한다. 문학 작품의 쟝르에 관한 논의는 아리스토텔레스가『시학』에서 처음 시도했다.

그는 문학이 모방하는 사람의 도덕적 우열, 모방의 방식, 모방의 재료에 따라 장르를 구별했는데, 평균보다 우수한 사람을 모방하는 것을 비극, 열등한 사람을 모방하는 것을 희극으로 보았다. 또한 우수한 사람을 모방하되 시인의 노래로 제시하는 것을 서사시, 배우들의 연기로 제시하는 것을 비극으로 분류하였고, 노래를 곁들인 짧은 시를 단시(서정시)로 구별했다.

 한편, 회화에서는 풍속화를 가리켜 ‘쟝르’라고 부를 때도 있는데, 이것은 비교적 작은 화면에 일상적인 제재를 그린 ‘쟝르 바(genre bas, 낮은 양식)를 줄여 말한 것이다. 영화에서 쟝르라고 하면, 영화의 양식, 주제, 극적 구조, 분위기 등 유사한 표현상의 인습적 요소를 바탕으로 해서 동일한 영역으로 분류한 것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서부영화, 희극영화, 음악영화 등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기록영화, 만화영화, 실험영화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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