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조항 막연히 명시돼 있는 국가보안법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법 조항 막연히 명시돼 있는 국가보안법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 이대학보
  • 승인 201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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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찰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대학 연합 학술동아리‘자본주의연구회’의 본교 지부장을 지낸 정윤지(법학·07)씨 등 11명의 자택을 21일(월) 압수수색했다. 이에 항의집회를 벌인 학생 5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23일(수) 대안경제 캠프에서 이적성이 뚜렷한 행동강령을 채택하는 등 국가보안법 제7조를 위반한 혐의로 자본주의연구회 최호현 초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번 자본주의연구회 수사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은“경찰이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연구회가 어떤 이적 행위를 한 것인지 빨리 확인됐으면 좋겠다”,“학생들이 자치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20세기 국가보안법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문이다”등의 의견을 나타냈다.

아직 경찰은 자본주의연구회가 이적 행위를 한 것인지,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인지 결론짓지 못했다. 학생들의 자치활동에 대한 이번 사건의 결과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국가보안법 제7조는‘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으로, 1997년에 일부 개정됐다. 

이 법에 대한 논의는 1999년부터 계속 있어 왔다. 처벌 조항임에도 북한에 대한 찬양, 지원을 금지한 조항이 막연하게 명시돼 있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1999년 11월 유엔 인권이사회는 보안법의 점진적 폐지를 권고했고 2008년 5월에는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국가보안법 7조의 개정과 보안법의 점진적 폐지를 권고했다. 세계적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보안법 문제에 대해“북한에 대한 찬양, 지원을 금지한 조항이 애매하게 표현돼 과거 정부들에 의해 반대자 체포에 사용됐다”며“이 조항이 지금 상황에 맞게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 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자유를 확보하고자 제정된 특별형법이다. 국가보안법이 국가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법이라면 지금의 상황에 맞게 구체적으로 개정돼야 할 것이다. 법이 구체적으로 개정되지 않는다면 법의 집행은 사람들에게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가보안법 조항이 현실에 맞게 명시돼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