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태그 도입한 잡지 <태그잇>, 29일 창간호 발행을 앞둔 이유민 대표를 만나다


25일(금) 동작구 상도동 숭실대 인근에 위치한 10평 남짓한 <tag !t>(태그잇) 사무실 안은 쉼 없이 울리는 전화소리와 잡지를 수정하는 손길로 번잡했다. 29일(화) 창간호 발행을 앞둔 잡지 <태그잇> 이유민(광고홍보·08) 대표를 찾는 전화와 직원이 끊이지 않았다. 창간호 원고를 인쇄소로 넘겼지만 여백 설정이 잘못된 것을 알게 돼 수정 작업이 한창 바빴기 때문이다.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 잡지를 처음 만들어 보는 탓에 거듭 시행착오를 겪고 있죠. 하나씩 배워가며 잡지를 만들고 있어요.”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마다 서울의 주요 대학에서 약5천부가 무료로 배포될 월간지 <태그잇>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잡지에 태그(tag, 블로그 등에서 작성된 글에 관련된 주요 정보를 키워드로 덧붙여 해당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표시한 것)를 도입했다. 매달 주제에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문 30개가 넘는 기사들이 만들어진다. 이 중 참신성과 정보성을 기준으로 절반의 기사를 엄선해 잡지에 담을 예정이다.

창간호 주제는‘시작’이다.‘시작’이라는 주제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개나리꽃의‘노란색’이라는 꼬리를 물고 첫 기사로 노란색 옷이나 소품을 이용한 코디법을 소개한‘Hello, Yellow’라는 기사를 탄생시켰다.

“태그는 <태그잇>의 정체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기사들이‘이어지는’부분을 찾는 재미를 선사할 거라고 믿어요.”

<태그잇>은 일방향적인 정보들을 제공하는 데 그쳤던 기존 잡지와 달리 독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쌍방향적 잡지를 지향한다. 잡지에 실린 기사와 잡지에 실리지 않은 기사를 웹사이트(tagit.co.kr)에 모두 올리고 독자들이 자유롭게 의견, 생각 등을 공유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꿈이 처음부터 잡지를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작년 9월까지 이 대표는 광고 제작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꿈꾸며 각종 공모전에 참가하고, 대기업의 대학생 홍보대사 활동을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한 유명 휴대전화 홍보대사 활동에서 만난 숭실대 장윤필(경영·05)씨와 대학생을 독자층으로 둔 기존 패션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을 계기로 이 대표의 삶은 바뀌었다.

“기존 패션지는 대학생들이 구입하기 힘든 명품을 주로 다루지만 평범한 대학생들이 돈을 쓰기가 어디 그리 쉽나요? 우리는 좀 더 실질적인 정보를 주는 패션지를 만들어 보자 생각했죠.”

이 대표와 장윤필씨, 숭실대 이승훈(경영·06)씨 3명의 패션지‘캠퍼스 패션’을 만들자는 계획은 친구의 친구들을 영입해 대학생 11명이 소속된 <태그잇>으로 구체화됐다. 전 성원이 참여한 토의에 토의를 거듭하며 잡지는 패션뿐만 아니라 맛집, 여행, 문화 4개 분야를 다루게 됐다. 잡지의 내용이 확대되면서 잡지는 새 이름도 얻었다.

“제가 <태그잇>이란 이름을 제안했어요. 잡지 속에 기사들이 태그되는 것 처럼 독자들도 우리 잡지에 태그됐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잇(it)의 i를 뒤집어 만든 느낌표는 우리 잡지가 만들어낼 새로움과 놀라움을 뜻하기도 하죠.”

<태그잇>의 사풍은‘자유로움과 즐거움’이다. 11명의 동료들이 서로 맡은 업무에 따라 대표, 실장 등의 직책을 맡았지만 직함보다는 이름을 부르며 일하고 있다. 직원들은 일을 하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사무실의 한 벽을 차지하고 있는 화이트보드에 아이디어를 적어 두기도 했다.

“독자들이 우리 잡지를 읽고 즐거운(fun fun한) 젊음을 느끼길 바란다면 우리도 즐겁게 일해야겠죠. 우리는 기쁠 때뿐만 아니라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하이파이브를 해요. 그럼 다시 즐겁게 일할 수 있게 돼죠.”
이 대표는 앞으로 1년 동안 <태그잇>에 전력을 다 할 생각이다.

 <태그잇>에 집중하기 위해 이 대표와 9명의 직원은 휴학했다. “1970~80년대의 20대들은 정치,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통기타 문화’등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습니다. 현재 많은 20대들은 스펙만을 쌓는데 급급하죠. 앞으로 1년 동안은 <태그잇>이 오늘날 20대들이 다양한 경험들을 채워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잡지를 키우는 데만 집중할 거예요.”   

 최슬기 기자 redwin2026@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