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버리는데 3초, 이화의 이미지 회복하는데 3년”이화인 5명의 공공예절 캠페인

‘개념찬 이화인’ 프로젝트를 기획한 홍지원(관현악·10)씨와 박새미(정외·10)씨

“양심을 버리지 마시고, 쓰레기를 버려주세요”

캠페인 문구가 적힌 자보들이 24일(목) 학관, 학생문화관, 이화·포스코관(포관) 등에 붙었다. 자보에는 ECC, 음악대학관 강의실 등에 버려진 쓰레기 사진과‘우리 예쁜 이화벗들, 이게 최선입니까’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자신이 먹은 것은 깨끗이 치우고 분리수거하자는‘개념찬 이화인’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한 5명의 학생 중 박새미(정외·10)씨와 홍지원(관현악·10)씨를 25일(금) 만났다.

‘개념찬 이화인’은 학내 쓰레기 투기 등으로 불편을 겪었던 박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박씨는 3월 초 포관의 한 강의실에서 실수로 책상에 놓여있던 커피 캔을 쳤다. 캔에 가득 남아있던 커피는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전 수업을 들었던 사람이 버리고 간 커피였다.

“당사자가 캔을 치웠다면 제가 커피를 닦은 후에도 강의실에서 커피 냄새가 진동할 일은 없었겠죠. 학내 어디에서나 겪는 피해인데, 아무도 나서서 고치려고 하지 않아‘오지랖 넓은 내가 나서보자’라는 마음으로 17일(목) 이화이언(www.ewhaian.com)에 이화인의 인식을 개선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해보자고 제안했어요.”

홍씨도 학생들이 힘을 모아 올바른 학내 문화를 만들자는 박씨의 뜻에 동의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도 음대 연습실 피아노 위에 방치된 쓰레기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음식을 먹는 행위를 보고 문제라고 생각하던 터였다.

“소리에 예민해 수업시간에 음식을 먹는 사람이 있으면 강의에 집중이 안돼요. 이런 모습을 개선해 다 같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어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죠.”

17일(목)~18일(금) 이틀에 걸쳐 박씨, 노정은(컴공·09)씨, 구유나(인문·11)씨가 모이자‘개념찬 이화인’프로젝트의 틀이 잡히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홍씨와 고예희(경영·09)씨가 참여하면서 아이디어도 풍부해졌다.

이들은 온·오프라인 모임을 통해‘어떻게 하면 왜곡되지 않은 순수한 뜻을 학생들에게 전달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가장 기본적인 문제부터 접근하기로 했다.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에 주목하는 프로젝트특성을 살려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행동을 개선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학내 구성원 누구에게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쓰레기 문제인 것 같아요. 이 문제라면 학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이들은 프로젝트 홍보 방법으로‘자보 붙이기’를 선택했다. 다른 홍보 방법으로‘꽃이 있는데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려고 하느냐’라는 의미를 담은 ECC 곳곳에 화분 놓기, 이화사랑 쓰레기 치우기 퍼포먼스 촬영 등을 생각하기도 했다.“다른 방법을 선택하기에는 참여 인원이 부족했고 재정적으로 부담이 컸어요. 프로젝트 내용을 빨리 보여줘야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고 생각해 시간이 가장 적게 드는 자보를 선택했어요.”

25일(금) 오후4시 기준 개념찬 이화인 프로젝트 트위터(@conceptful_Ewha)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응원이 전해졌다.‘정말 누군가는 나서서 꼭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개념찬 이화인이 되겠다’,‘행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파이팅!’등의 내용이다. 이들 5명은 프로젝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로젝트가 학생들에게 잊혀진 과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개념찬 이화인 프로젝트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확실해요.”

이소현 기자 sohyunv@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