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찬·반 논란 속 일방 통보

8일(금) 오후 7시, 자유게시판 실명제가 학교측 통보로 실시되면서 이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실명제 실시 이후로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는 자신의 학번이 자동적으로 표시되고 있다.

학교측은 건전한 게시판 운용을 위해 실명제를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자유게시판에 실명제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학교측의 일방적 결정 및 통보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자유게시판 너무한 것 아닙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한 이화인은 ‘게시판은 단순히 자신의 의견을 올리는 공간만이 아니라 사적인 고민도 자유롭게 토론하고 조언을 구하는 선후배간 이야기의 장이 돼 왔다’며 실명화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혔다.

노애련양(심리·3)은 “예전보다 교수님이나 학교에 대한 비판이 자유롭게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반면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이화인도 있었다.

김연아양(경영·3)은 “학번이 표시되므로 욕설·비속어의 사용이 절제되고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질 수 있게 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초부터 게시판 실명제를 실시해 온 숙명여대의 경우, 초기에는 학생들과 충돌이 있었으나 현재는 정착된 상황이다.

숙명여대 게시판의 글들이 종교적, 비이성적으로 흐르는 데에 대해 우리 학교와 달리 학생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먼저 있었고 실명제 실시 이전에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는데 한 달동안의 시간적 여유를 가졌다.

그 결과 학생들도 별다른 반발없이 실명제 실시 전과 같이 게시판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게시판 실명화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 입장에 앞서 사전에 아무런 토의 과정이나 의견 수렴 없이 학교측이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통보한 것에 대해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불만을 토로한다.

학생들의 반응에 대해 조형 기획처장은 “사이버 공간에서 용어의 부적절한 사용과 책임 없는 말들의 남발로 이화인으로서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을 우려해 실명제를 실시하게 됐다.

”며 “이에 대한 사전 학생 의견 수렴이나 토론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현재 학교측은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대한 응답이 해명없이 새속식 공지에 뒤늦은 입장 설명만을 하고 있다.

책임 없는 자유는 용납될 수 없다는 학교측의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사전합의 없이 실시되는 실명제가 자유게시판 활성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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