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할 때 심장박동수 증가하고 다리에 힘 풀리는 증상…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


ㄱ씨는 작년 10월경 공과대학 전공수업 ‘오토마타및형식언어’에서 약70명의 수강생을 앞에 두고 발표했다. ㄱ씨는 발표하는 동안 청중들을 제대로 보기 힘들었다. 그는“낯선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되는 경우 불안감을 느낀다”며“꼭 수강해야 하는 전공수업이 아닌 이상 발표가 없는 수업을 선택해 듣는다”고 말했다. ㄱ씨는 청중이 한 명일 때도 주도적으로 의견을 말해야 되는 경우 청중이 다수일 때와 같은 불안감을 느낀다. 

일부 학생이 청중 앞에서 발표할 때 두려움을 느끼는‘발표공포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공포증은 자신의 발표가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믿는데서 오는 두려움이다. 발표공포증에 수반되는 물리적 증상으로는 심장박동수가 빨라지는 것, 숨이 가빠지는 것,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 등이 있다.     

본지가 23일(수)~24일(목)‘발표공포증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해 본교생 30명을 설문조사 한 결과 이들 중 11명(36.67%)이 심한 발표공포증을 겪고 있었다.

25개 문항으로 이뤄진 발표공포증 자가진단 테스트는 캘리포니아 주립대 피터 데스버그 교수(심리학과)가「스피치의 기술」에서 제시한 것이다. 문항은‘항상 발표해야만 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발표를 할 때 내용을 잊어버리거나 멍해질까 봐 매우 걱정한다’등의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각 문항에 대한 답은 응답자가 겪는 공포증의 정도에 따라 0~3점으로 나타난다.(글상자 참고)

발표공포증 자가진단 테스트에 응답한 학생들 중 발표공포증이 매우 심한 학생(40점 이상)은 1명, 발표공포증이 심한 학생(30점 이상~39점 이하)은 10명, 발표공포증이 보통인 학생(20점 이상~29점 이하)은 9명이었다. 9명은 발표공포증이 낮은 학생(10점 이상~19점 이하), 1명은 발표공포증이 거의 없는 학생(0점 이상~9점 이하)에 해당됐다. 

ㄴ(약학·08)씨는 작년 2학기‘소리문화와 인간’수업에서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약20분간 발표했다. 그는 발표 내내 심장이 뛰었고, 호흡도 불규칙했다. 발표 중 파워포인트에 삽입된 음악이 재생되지 않고, 오류 때문에 자동으로 파워포인트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자 ㄴ씨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그는“컴퓨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발표를 위해 준비했던 내용을 모두 잊어버렸다”며“결국 목소리가 고조됐고, 말을 더듬었다”고 말했다.

신지원(법학·08)씨는 22일(화)‘민사소송법Ⅱ’강의시간에 약30명의 수강생 앞에서 5~10분정도 발표를 했다. 신씨는 발표 당시에는 떨지 않았으나 교수가 발표에 부연설명을 하고부터 심한 떨림을 느꼈다. 신씨는“순간‘내가 틀렸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겁이 났다”며“이후 발표를 위해 외운 내용을 갑자기 잊어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1학년 때는 내가 하는 말이 점수로 직결된다는 생각에 청중 앞에서 매번 머릿속이 하얘졌다”며 “아는 사람이 적고, 모르는 사람이 많을수록 불안감의 정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ㄷ(정외·07)씨는“발표를 할 때 보통 불안감을 느끼는 편”이라며“목소리는 떨리지 않으나 팔과 다리가 저절로 떨려 한 손으로 다리를 붙잡고 발표를 이어나가곤 한다”고 말했다.  

황정은 교수(심리학과)는“발표 시 긴장하게 되는 원인으로 성격적인 특징, 평가에 대한 두려움, 일시적인 자신감 저하현상 등이 있다”며“떨리는 목소리나 두근거리는 심장소리 등을 잘하려고 하다 보니 나타나는 증상으로 수용하면서 스스로를 격려하는 것, 충분한 연습을 해서 자신감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청중을 평가를 하는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도 발표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발표공포증 자가진단표>

아래 진단목록의 각 항목은 몇 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청중 앞에서 발표할 때 일어나는 여러분의 반응과 가장 비슷한 것을 한 가지만 골라라. 여러분이 고른 문항 앞의 숫자에 O표를 하여라.

<1>

3 항상 발표해야만 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

2 대체로 그렇다.

1 가끔씩 그렇다.

0 피하려고 한 적이 없다.

<2>

3 발표를 할 때 내용을 잊어버리거나 멍해질까봐 매우 걱정한다.

2 상당히 걱정한다.

1 가끔 걱정한다.

0 걱정한 적이 없다.

<3>

3 내가 발표를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지루해 할 것이라고 항상 생각한다.

2 자주 생각한다.

1 가끔 생각한다.

0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4>

3 나는 발표할 때 항상 호흡곤란을 느낀다.

2 자주 느낀다.

1 가끔 느낀다.

0 전혀 느끼지 않는다.

<5>

3 나보다 유능하거나 유능하지 못한 청중 앞에서 발표할 때 항상 불안해진다.

2 자주 불안해진다.

1 가끔 불안해진다.

0 전혀 불안해지지 않는다.

<6>

3 내 발표를 다른 사람들이 비웃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한다.

2 자주 생각한다.

1 가끔 생각한다.

0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7>

3 나는 발표 결과에 관계없이 항상 불안해진다.

2 자주 불안해진다.

1 가끔 불안해진다.

0 발표의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8>

3 내가 발표를 잘 못할 것이라고 항상 생각한다.

2 자주 생각한다.

1 가끔 생각한다.

0 전혀 그렇지 않다.

<9>

3 발표를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것이라고 항상 생각한다.

2 자주 생각한다.

1 가끔 생각한다.

0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10>

3 나는 청중이 한 명만 있어도 불안해진다.

2 적어도 불안해진다.

1 많을 때 불안해진다.

0 청중의 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11>

3 발표를 할 때 항상 집중하기 어렵다.

2 자주 어렵다.

1 가끔 어렵다.

0 집중이 아주 잘 된다.

<12>

3 내가 발표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항상 나를 가엾게 여긴다.

2 자주 가엾게 여긴다.

1 가끔 가엾게 여긴다.

0 가엾게 여기지 않는다.

<13>

3 낯선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할 때 항상 불안하다.

2 자주 불안하다.

1 가끔 불안하다.

0 불안하지 않다.

<14>

3 청중은 내가 말할 내용에 대해 항상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2 자주 그렇게 생각한다.

1 가끔 그렇게 생각한다.

0 내가 말할 내용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15>

3 나에게 청중이 싫어할 만한 요소가 있다고 항상 생각한다.

2 자주 생각한다.

1 가끔 생각한다.

0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16>

3 나는 발표를 할 때 항상 당황한다.

2 자주 당황한다.

1 가끔 당황한다.

0 당황하지 않는다.

<17>

3 나는 발표를 할 때 항상 체계적으로 말하지 못한다.

2 자주 그렇다.

1 가끔 그렇다.

0 전혀 그렇지 않다.

<18>

3 나는 항상 흠 잡히거나 공격당한다.

2 자주 그렇다.

1 가끔 그렇다.

0 전혀 그렇지 않다.

<19>

3 대중 앞에서 발표할 때 나는 항상 떨린다.

2 자주 떨린다.

1 가끔 떨린다.

0 전혀 떨리지 않는다.

<20>

3 발표할 때 충분하게 연습한 적이 없다.

2 자주 충분하게 연습하지 못한다.

1 가끔 충분하게 연습하지 못한다.

0 항상 충분히 연습한다.

<21>

3 내가 발표를 잘해도, 청중은 항상 잘못된 점을 발견할 것이다.

2 자주 발견할 것이다.

1 가끔 발견할 것이다.

0 내가 발표를 잘하면, 청중은 잘못된 점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22>

3 나는 일단 발표를 시작한 후에도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다.

2 매우 불안감을 느낀다.

1 약간 불안감을 느낀다.

0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23>

3 나는 실수를 많이 할 것이라고 항상 생각한다.

2 자주 생각한다.

1 가끔 생각한다.

0 생각하지 않는다.

<24>

3 나는 청중이 나의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항상 생각한다.

2 자주 생각한다.

1 가끔 생각한다.

0 청중이 나의 견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25>

3 나를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할 때 항상 안절부절한다.

2 자주 안절부절한다.

1 가끔 안절부절한다.

0 전혀 그렇지 않다.

<40이상-발표공포증이 매우 심함/30~39-발표공포증이 심함/20~29-발표공포증이 보통임/10~19-발표공포증이 낮음/0~9-발표공포증이 거의 없음>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1)분명한 자기예언하기. 이 때 긍정적으로 진술해야 한다. 예시로‘나는 이것을   
   할 수 있다’,‘내가 잘하건 못하건, 나 자신을 사랑한다’등이 있다.
2)완전한 텍스트 준비하기 및 발표 연습하기. 텍스트는 회화체로 읽기 쉽게 쓰는
   것이 좋다. 농담, 일화 등 실제로 말할 것 모두를 연습해보자.
3)불안감을 느끼더라도 놀라지 않기.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불안해지는지 알게
   되면 이후 불안해지더라도 그것 때문에 놀라지 않을 수 있다.
「스피치의 기술」中 일부 발췌


한주희 기자 hjh230@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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