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학생 칼럼


“클릭커 (Clicker)  갖고 가요.”교실문을 열고 들어서는 학생들에게 교수가 말했다. 뭔가 싶어 교실 앞 책상 위에서 클릭커 하나를 집어 들었다. 신용카드 크기만한 연회색 바탕 위에 계산기 마냥 열개 남짓의 버튼이 박혀있다. 두께는 0.5 센티미터 정도로 한 손에 쥐기에 알맞다. 수업이 시작되고 칠판에는 커다란 파워포인트 자료가 띄워졌다.

오늘의 주제는 인터넷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한 정보 검색 방법. 구글에서는 블로그 검색이나 관련어 검색, 실시간 트위터 댓글 등 원하는 정보의 유형을 쉽게 구분해 색인할 수 있단다.“잠깐 설문조사 한번 할까요?”교수가 말했다.“방금 살펴본 구글의 트위터 댓글 검색을 해본 사람? 1번 있다, 2번 없다.”순식간에 교실 앞 파워포인트에‘있다 2명’,‘없다 120명’막대그래프가 그려졌다.

다시, 교수가 물었다.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죠? 1번 자주한다, 2번 가끔한다, 3번 안한다” 눈 깜짝할 사이 파워포인트 화면에‘자주한다 1명’,‘가끔한다 5명’,‘안한다 104명’막대 그래프가 나타났다.“역시 트위터는 삼사십대의 전유물이군요.”교수도 학생들도 살짝 웃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잠시 어리둥절했다. 그러고 보니 학생들은 교수의 질문이 끝날 때마다 클릭커를 누르고 있었다. 손을 들어 파워포인트를 향해 클리커를 누르는 학생도 있었지만 대부분 표나지 않게 자기 생각을 클리커에 담았다. 그러면 교수의 파워포인트는 순식간에 클릭커 응답을 집계해 그래프로 보여줬다. 실시간 설문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막간을 이용해 시시콜콜한 설문조사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클리커는 주로 연습문제 풀이에 이용된다. 중간중간 수업 내용과 관련된 문제를 읽고 학생들은 이에 대한 답을 클릭커로 찍는다. 그러면 정확하게 몇명이 어떤 답안지를 선택했는지가 파워포인트에 실시간으로 집계된다. 교수도 학생들도 모두, 무엇이 정답이고 어떤 오답을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교수는 관련 내용을 다시 설명하고 오답을 정리한다.

교수가 말했다. “이번 문제를 한 명도 빠짐없이 맞추면 오늘 참여점수는 전원 만점이예요.” 결과가 떴다. 3명이 오답을 선택했다.“으~~”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누가 오답을 찍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참 대단한 시스템이다.

 

한지영씨(일반대학원 언홍영 석사, 10년 졸)는 현재 미국 미네소타 대학(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School of Journalism and Mass Communication) 석사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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