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전쟁


59분. 모니터에 떠있는 창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정각에 맞춰 놓은 핸드폰 알람소리가 울리면서 우리의‘클릭질’은 시작된다. 모든 것이 2분 안에 종료되는 상황. 2분 후 승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지만 패자는 쓴 입맛을 다시며 몇 번이고 같은 버튼을 클릭한다.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이 전쟁. 바로 수강신청이다. 

대학생이 되면서 우리는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를 직접 골라 듣을 수 있게됐다. 지성인 답게 자신의 한 학기를 자율적으로 계획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 것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모두가 자신의 계획표를 실행할 수는 없다는 데에 있다. 수강인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초과수요가  생길 경우 학생들은 제한된 자리를 두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 결국 누군가는 패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등록금을 냈는데도 왜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없는걸까? 전공을‘튕기고’교양으로 학점을 채워야하는 상황에서 그 생각은 더욱 확고해진다.

각 강의에서 감당할 수 있는 정원이 있으며 그 이상으로 수강인원을 늘릴 경우 강의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수강신청에 실패한 학생도 이런 일시적인 해결책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전공 수업의 분반을 늘려 넉넉하게 수강생을 받는 것은 어떨까. 한 분반 당 수강 인원은 늘지 않으면서 자신의 전공 정도는 걱정하지 않고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분반을 늘리기 위해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겐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권리’가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그 권리를 보장해줄 의무가 있다. 한시바삐 수강 신청 대란에서 실패한 학생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