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여파와 북아현동 재개발로 인해 학생 주거비 상승

17일(목) 오후3시 사람들이 서대문구 대현동에서 하숙집을 둘러보고 있다.

본교 정문 메가박스 인근에서 하숙하는 안소현(통계·08)씨는 지난달 하숙집 주인에게 하숙비가 3만원 오른 것을 통보 받았다. 안씨는“수입 없는 대학생에게는 3만원도 부담스럽다”며“올해부터는 매달 43만원을 하숙비로 지불해야한다”고 말했다.

홍익대 김정현(경제·07)씨는 2주 전 서울 신촌역 부근의 한 원룸을 계약했다. 작년에 비해 5만원 오른 가격이었다. 김씨는“오피스텔 및 원룸의 월세가 5~6만원씩은 오른 것 같다”며“다음 학기 복학할 예정이라 비싼 월세를 무릅쓰고 황급히 계약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학교 인근에서 거주하는 것이 작년보다 더 힘들어졌다. 신촌 대학가의 하숙집 및 원룸 수요가 많아지면서 원룸 및 하숙집 월세가 올랐기 때문이다.

기자가 17일(목) 창천동, 연희동 등 본교 인근 하숙집 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4곳이 올해 들어 월세를 약3~5만원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의 원룸, 오피스텔 월세도 작년 대비 약30% 상승했다.

에이스공인 중개사 김성환 대표는 올해 들어 신촌 지역 월세가 인상된 원인으로 서울시 전세가 인상으로 인한 독신가구 및 신혼가구의 이동을 꼽았다. 김 대표는“작년 말부터 이어진 아파트 전세대란 때문에 비교적 전세가가 싼 서대문구로 이동해오는 가구들이 많았다”며“아파트 전세를 구하지 못한 대다수가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으로 집을 옮기는 추세”라고 말했다.

원룸 및 하숙방의 수요가 급증하자 신촌 지역에는 일시불 하숙비를 내거나 집을 못 구하는 학생들이 생겨났다. 신촌역 2번 출구 인근에서 하숙하는 김여진(언론·09)씨는 하숙비 3개월 치를 지난달 일시불로 지불했다. 이번 학기 기숙사 추첨에서 떨어져 급하게 하숙집을 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주인이 월세 6개월 치를 일시불로 요구해 3개월 씩 두 번에 걸쳐 하숙비를 분납하기로 했다”며“다른 집을 구하고 싶지만 구할 수 있는 곳이 없어 계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집을 미처 구하지 못한 학생도 있다. 연세대 이영경(경제·09)씨는“개강을 앞두고 집을 구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전세난과 재개발 때문에 남는 방이 없다”며“개강이 며칠 뒤인데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16일(수) 오후4시 서대문구 대현동 인근 하숙집 현관문에 '빈 방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북아현동에서 진행되는 재개발은 전세난과 더불어 하숙비, 월세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정문 부근의 하숙집 및 오피스텔 건물이 재건축 건물로 지정돼 사라졌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두산아파트 앞 하숙집에 거주했던 윤희경(정외·09)씨는“하숙집이 재건축을 시작해 지난달 후문 쪽으로 이사했다”며“전에 없던 보증금 100만원에 2만원의 하숙비를 더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대표는“이대 정문 앞 두산아파트 주변의 하숙집, 원룸들이 재개발로 많이 사라졌다”며“학교와 인접한 지역이라 많은 학생들이 집구하는 것에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학생 주택난 해결을 위한 대학과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윤희경씨는“서울시립대는 작년 12월 기숙사를 새로 증축했다고 들었다”며“본교도 기숙사 증축을 통해 수용가능 인원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여진씨는“주거난 해결을 위한 대학생 기숙사‘에듀하우스’가 흑석동 뉴타운 인근에 올 8월 들어선다”며“대학이 밀집된 신촌 역시 주거난 해결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은진 기자 perfectoe1@ewhain.net

사진: 배유수 기자 baeyoosu@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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