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취재 기자 칼럼

“산학협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싱가포르에서 10월29일(목) 한 교수가 산학협력을 취재하던 필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필자는 섣불리 대답할 수가 없었다. 산학협력이란 필자에게 생소한 어휘였다. 본교를 다니면서 단 한 번도 ‘사업체와 학교의 협동’을 가까이에서 느껴볼 계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대학들에는 산학협력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총괄부서가 없다. 산학협력 자체가 오래되고 당연한 관습이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교수와 학생들은 기업과 연계해 공부하거나 일한다. 기업이 발주하는 연구 수가 늘어나면 연구에 참여하는 학생 수도 늘어나고, 보다 많은 학생들이 별도로 경력 관리를 하지 않아도 스펙을 쌓을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싱가포르 난양기술대는 매해 졸업생 중 약90%가 한 달 이내에 직업을 구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한국인 연구원 ㄱ씨는 “한국 대학생들은 게으르다”며 “싱가포르 대학생들은 대개 정규수업을 마치고 새벽까지 연구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필자는 처음부터 기회가 덜 주어졌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열대기후 속에서 산학협력을 몸소 체험하고 있을 때, 한국 대학생들은 과열된 취업 열기를 견뎌내고 있다. 일자리를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한국 대학생들의 노력은 수치화되지 않는다.

가장 먼저 변화해야 할 것은 기업의 태도다. 일부 기업은 그동안 손익에 이상이 생기면 지원을 중단하거나 연구 성과물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헐값에 이전받아왔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작년 ‘기업과 협력해 개발한 연구 결과물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단독 소유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각 기업과 대학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연구목표를 명확히 밝히고 소통해야 할 것이다.

산(産)과 학(學)이 보다 긴밀하고 끈기있게 협력한다면 취업난 해결은 물론 등록금 1천만원 시대를 극복할 수 있다. 산학협력의 활발한 정도에 따라 등록금 금액이 바뀌기 때문이다. 교과부가 5월12일(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사립대학 중 등록금이 가장 비싼 학교가 본교다. 활발한 산학협력으로 본교의 경쟁력이 증가할 때, 등록금 1위 대학이라는 오명도 벗을 수 있다.

최아란 기자 sessky@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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