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교육 통한 여성 취업 지원보다 육아부담 덜어주는 가족정책 앞서야
취업 교육 통한 여성 취업 지원보다 육아부담 덜어주는 가족정책 앞서야
  • 이대학보
  • 승인 201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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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이번 호 기사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의 저조한 경제활동참가율과 30대 여성의 경력 단절에 대해 보도했다.

기사에 인용된 통계청의「경제활동인구조사보고서」에는 우리나라 여성의 출산·육아기 경력 단절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5~29세에서 69%로 가장 높게 나타나다가 출산과 육아가 진행되는 30~34세에는 51.9%로 급감한다. 여성의 저조한 경제활동은 큰 폭으로 상승(17%)한 대학 진학률과 대조되며 더욱 부각되기도 했다.

최근 정부는 고용 기회를 확대해 여성의 경제활동을 돕도록 제도적 지원을 마련하고 있다. 2008년부터 시행한 여성발전기본법의 여성 관련시설 조항(제33조)에 의거해 ‘여성인력개발센터’도 설립했다.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초 직업훈련 및 전문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현재 시·도지사의 지정을 받아 전국적으로 51개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을 통한 취업 지원에 앞서, 가족제도의 차원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노동부가 작년 남녀고용평등주간(4월 1~7일)을 앞두고 전국 만 20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들이 취업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육아 부담(59.3%)’으로 나타났다. 가사 부담(18.5%), 기업 남녀차별 관행(12.9%) 등은 그 뒤를 이었다. 취업 교육에 앞서 일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였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여성의 취업 문제를 출산·양육의 가족적 측면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진행돼왔다. 프랑스에서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개인이나 가족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에서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는 기본 철학을 가지고 있다. 장기적인 인구정책 차원에서도 강력한 출산장려정책을 추진해왔으며 이것은 곧 여성의 경제활동지원과 직결됐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양육비 지원은 물론 정부 예산 총 2억 유로를 투자해 2만명 수용을 위한 국립탁아소를 신설, 확대했다. 또 사업장 내에서의 사립 탁아소 창설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자녀양육보조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모는 지방 정부가 제공하는 보육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거나, 정부보조금을 받으면서 3세까지 집에서 육아, 또는 시설 보육기관에서 육아를 할 수 있는 3개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자녀의 보육·질병·장애 또는 재활 등을 위해 부모가 4종류의 휴가 제도를 활용하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20세기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였던 버지니아 울프는 에세이「자기만의 방」을 통해 여성이 자유롭게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공간’과 ‘물질적 여유’가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들은 출산·육아로부터 시달리지 않을 자기만의 방과, 동등한 취업 여건을 통한 물질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는가? 현대 한국 사회에서 100년 전 울프의 주장은 아직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