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인문학 교실

요즈음 ‘에꼴’이라는 프랑스어 이름을 사용하는 학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중에는 프랑스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학원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원도 있다. 만약 후자라면 ‘뭔가 있어 보이고 싶어 하는’언어적 허영에 해당한다.

프랑스어 에꼴(ecole)은 라틴어 스콜라(schola)에서 나온 말이다. ‘스콜라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스콜라’는 ‘학업에 전념하는 즐거움’을 가리키던 말이다.

알다시피, 이 스콜라(sch?la)는 영어로 들어가서는 스쿨(school), 독일어로 들어가서는 슐러(schule)가 되었다. 이렇게 보면 프랑스어 철자가 라틴어 철자와 가장 달라 보인다. 그렇지만 에꼴(ecole)에 해당하는 프랑스어 형용사 스꼴레르(scolaire)를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에꼴(ecole)의 제1 의미는 ‘학교’이고 제2 의미는 ‘학파(學派)’다. ‘학교’에 모여 학문을 논하다보면 ‘학파’가 형성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 이는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프랑스에서 에꼴(ecole)은 협의로는 초등학교를 가리키고, 광의로는 대학교나 학원처럼 가르치는 곳이면 모두 다 가리킨다. 참고로, 중학교는 꼴레쥬(college), 고등학교는 리쎄(lycee), 대학교는 위니베르씨떼(universite)라고 한다.

고등교육에서의 에꼴에는 공립과 사립이 있다. 공립의 경우, 빠리 고등사범학교(Ecole Normale Superieure de Paris) 같은 그랑 제꼴(grandes ecoles)로, 이런 에꼴은 매우 우수한 고등학생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프랑스 최고 엘리뜨 교육의 산실이다. 사립의 경우에는 의상, 미술, 미용, 건축 등 주로 실기를 중심으로 한 전문대학으로 그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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