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수면장애 진료인원 5년간 약2.45배 증가…심리적 스트레스와 잘못된 수면 습관이 원인

20대 여성 ㄱ씨는 한 달 넘게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아무리 자려해도 매일 취침 시간 3~4시간을 넘기지 못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ㄱ씨는 매사에 의욕이 없고 몸이 처지는 무기력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피로가 누적돼, 치료됐던 이명 현상(외부로부터의 청각적인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상태)까지 심해졌다. 자리에 누울 때마다‘위잉’하는 금속성의 소리가 ㄱ씨의 머리를 울려온다.

20대 여성 수면장애 진료인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8월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여성 수면장애 진료인원은 2005년 6천64명에서 작년 1만4천891명으로 5년간 약 2.45배 증가했다. 이는 다른 연령대 여성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20대 남성 수면장애 진료인원 보다 작년 기준으로 2배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본교 수면장애 환자 역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학건강센터 정인희 주임의사(마취통증의학과)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대학건강센터를 찾는 학생은 한 달 평균 약 50~6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인희 주임의사는“본교 수면장애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5명의 학생이 수면장애로 내원한다”고 말했다.

20대 여성들이 겪는 수면장애의 원인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잘못된 수면습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수면클리닉 이지현 원장은“20대 여성 수면장애 환자들은 주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작용하여 2~3주간 지속되는 불면증을 겪는다”며“주로 졸업, 취업에 대한 걱정과 교우관계, 이성문제, 격무와 상사와의 갈등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인희 주임의사는“스트레스와 더불어 불규칙한 기상·수면 시간 등의 생활습관도 불면증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ㄴ(영문·10)씨는“학기가 시작되면서 다이어트와 학교생활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일주일 정도 불면증을 겪었다”며“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아르바이트나 공부를 할 때 마다 극심한 피로를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이 제공한 검색 포털사이트 네이버 의학 정보에 따르면 수면장애는 전체 인구의 약20%가 경험한 적이 있는 질환이다. 수면장애는 불면증, 수면관련 호흡장애,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등으로 나뉘며 이 중 일반인의 약 1/3이 불면증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이지현 원장은“수면장애 진료 환자 중 80% 정도가 불면증으로 클리닉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초기의 불면증은 간단한 수면위생(잠을 잘 자기 위한 개인 습관)만으로도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이지현 원장은“규칙적인 기상시간을 정하고 잠에 대한 불안이나 염려를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잠이 오지 않으면 눕지 마라’는 원칙을 명심해야 한다”며“불면증 환자들은 평소보다 더 이른 시간에 누워 잠을 청하려 하는데 이는 오히려 잠을 자야 한다는 강박으로 이어져 수면을 방해한다”고 덧붙였다.

김주량 기자 90konan@ewhain.net


※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수면위생법

△생활면

1. 규칙적인 기상시간 - 수면시간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다. 잠이 들지 않은 채로 뒤척이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야한다는 강박으로 잠은 더 오지 않고 마음은 초조해진다. 따라서 규칙적인 기상시간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빛으로 생체시계 조절 - 아침에 30분 정도 햇빛을 받는 것이 좋다. 광 자극은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3. 오후 늦은 시간의 낮잠 피하기 - 불면증에 대한 심리적 보상으로 낮잠을 자는 것은 밤의 수면에 영향을 끼친다. 낮잠은 오후3시 이전에 30분 내로 잔다.

△식이요법

1.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식은 점심 식후 소량만 섭취 -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콜라, 초콜릿, 커피와 녹차 아이스크림 등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 오메가-3 지방산과 트립토판이 많이 함유된 식품 섭취 - 고등어, 멸치 등에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정상적인 신경전달물질의 활동을 돕는다. 우유, 바나나, 땅콩, 아몬드, 호두 등에 들어있는 트립토판도 수면호르몬의 합성 재료이기 때문에 이들을 먹는 것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3. 잠자기 6시간 전 음주 삼가 - 알코올은 깊은 수면을 방해해 잠의 질을 낮추고 다른 수면질환을 악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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