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앞, 학문관 비상구 등 환경 오염 지적 ,흡연자·비흡연자 모두 교내 흡연실 요구

교내 담뱃불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9일(수) 오전5시 조형예술대(조예대) A동 4층의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담뱃불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10월 중에는 학생문화관(학문관) 앞 숲의 쓰레기통이 녹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쓰레기통의 담뱃불이 번져 불이 난 것이다. 불은 크게 번지지 않고 사그라졌지만 이후 화재 방지를 위해 학문관 앞 쓰레기통은 모두 제거됐다.

본교 일부 흡연자가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고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흡연 에티켓을 지키지 않고 있다.

흡연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박물관 입구 벤치, 학문관 비상구 등은 담배꽁초와 가래침으로 인해 심각하게 오염됐다. 

  9일(화) 오후3시 학생문화관 4층과 5층 사이 비상구(장애인 엘리베이터 방향)에 흡연학생들이 버린 담배꽁초 약 100개가 쌓여 있다.

 

박물관 앞 대리석 공원에는 여러 미술 작품과 함께 벤치가 놓여있다. 11일(목) 오후10시 박물관 입구로부터 약15M 떨어져있는 벤치 근처에는 빈 담뱃갑과 함께 꽁초 약20개가 버려져있었다. 벤치 밑 대리석 바닥은 담뱃재와 가래침이 섞여 검게 얼룩져있었다.

ㄱ씨(불문·08)는 이날 박물관 앞 벤치에 앉아 대리석 바닥에 재를 털고 가래침을 뱉었다. ㄱ씨는“비흡연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그나마 학내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흡연을 한다”며“재떨이도 없고 근처에 휴지통도 없어 깨끗하게 뒤처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물관 관리자 ㄴ씨는“박물관이 정문 근처에 있어 유동 인구와 외부인 출입이 많다”며“미관상 재떨이를 설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미화원이 청소를 시작하기 전인 오전6시 쯤에는 학생들이 밤새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하게 쌓여있다”고 말했다.

학문관 4층과 5층 사이 비상구(장애인 엘리베이터 방향)에도 버려진 담배꽁초와 담뱃재로 인해 오염이 심각했다. 10일(수) 오후5시 이곳에는 재떨이가 놓인 곳 주위로 담배 꽁초 약100개가 이리저리 흩어져있었다. 누군가가 재떨이를 엎었는지 계단 한쪽에는 담뱃재가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담뱃재는 먹다버린 음료수와 가래침이 뒤섞여 바닥에 눌러 붙은 채 얼룩져 있었다. 어지럽게 흩어진 담배꽁초와 재떨이 위에는‘금연’,‘청소미화원 아주머니들께서 청소하는데 어려움이 많으십니다’라고 적힌 벽보가 붙어있었다.

학문관 미화원 ㄷ씨는“비상구를 청소할 때마다 담배 연기로 눈이 맵고 숨이 막힌다”며“흡연자들이 바닥에 담뱃재를 털고 그 위에 가래침을 뱉으면 잘 지워지지 않아 청소하기도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비흡연자들은 일부 흡연자들이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보건복지부령 제1호 제7조‘금연구역의 지정기준 및 방법’에 따르면 학교의 강의실, 휴게실, 강당, 구내식당 및 회의장은 금연 구역으로 지정된다. 

ㄹ씨(정외·09)는“동아리방이나 비상구에서 담배를 피우는 타동아리원에게 실외 흡연을 요청한 적이 있다”며“하지만 그 후에도 계속 건물 내에서 흡연을 해 동아리 간 사이가 불편해졌다”고 말했다.

동아리연합회 김은경 공동대표는“해마다 흡연 문제로 동아리 간 마찰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양측은 흡연실 설치를 통해 학내 흡연문제를 해결하자고 입을 모았다.

이경진(영문·06)씨는“복도 등 건물 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 때문에 학생들 간에 갈등이 종종 발생한다”며“흡연실을 설치해 한 장소에서 흡연하도록 하면 학생들 간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흡연자 ㅁ씨는“몇몇 흡연자의 실내 흡연으로 인해 비흡연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하지만 실외 흡연 공간까지 거리가 멀고 특히 겨울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실외 흡연이 꺼려지므로 흡연실을 설치하면 허가되지 않은 실내 흡연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표정의 기자 pyo-justic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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