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지역 공동체라디오, 올해 8월부터 DJ맡아 음악 선곡과 가수 소개…매주 토요일 오후5시 FM라디오 100.7MHz

'룰루두근 신촌' DJ 최지원(경제·07)씨

“새로운 뮤지션 소개를 준비했습니다. 만나보실 밴드는 9월 둘째 주 차트에 진입했던 ‘텔레파시’와 ‘서드스톤’입니다.”

토요일 오후5시, FM라디오 100.7MHz에서 최지원(경제·07)씨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는 8월부터 마포FM ‘룰루두근 신촌’의 DJ(Disk Jockey)로 활동하고 있다.

마포FM은 2005년 9월부터 시작된 마포 지역 라디오 방송으로 마포 전역과 서대문 일부 지역에서만 방송된다. 마포구 주민들은 방송 제작과 운영에 직접 참여해 18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명 ‘룰루두근 신촌’은 일기예보의 노래 ‘좋아좋아’ 중 가사 “룰루랄라 신촌을 향하는 내 가슴은 마냥 두근두근”에서 따왔다.

“1970~1980년대에 비해 신촌의 음악 문화가 쇠퇴한 것 같아요. 신촌에 좋은 음악들이 룰루랄라 흘러넘쳤으면 좋겠어요.”

최씨는 8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방송 횟수가 10번을 갓 넘긴 초보 DJ다. 녹음 시설도 공중파 방송국에 비하면 열악하다.            

“녹음 할 때 주변의 웃음소리, 기침소리가 여과 없이 들어가는 아마추어적 프로그램이지만 이웃 주민과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라디오 방송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그는 이 프로그램의 음악 선곡과 ‘숲 속 유행가’코너의 아티스트 선정을 담당한다. 신촌의 음반 전문점 ‘향 뮤직’에서 집계되는 ‘향 차트’의 음악을 모두 듣고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대본도 작성한다. 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음악을 발굴해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취자가 많지는 않지만 청취자 게시판에 제가 선곡한 노래를 듣고 감동받아 앨범을 샀다며 고마움을 전하는 사연이 올라올 왔을 때 기분이 좋았어요.”

그는 ‘룰루두근 신촌’으로 음악 수용자와 생산자 간 거리가 가까워지길 바란다.

“대형 기획사의 음악에서는 수용자가 음악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음반 구입이나 콘서트 관람 등의 방식으로 한정돼있죠. 인디 음악은 공연을 보러가서 말만 붙이면 뮤지션과 교류할 수 있을 정도로 수용자가 음악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최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음악을 폭넓게 들어온 음악 매니아다. 13살 초등학생 때는 학교 방송반으로 활동하며, 동네 대여점에서 대여한 CD를 방송실로 가져가 공테이프에 녹음하는 것이 취미였다. 이렇게 복사한 테이프 100여개는 아직도 방 안 장롱 한쪽에 소중히 보관돼있다. 중·고등학교 때는 매주 홍대, 신촌에서 열리는 락 밴드 공연을 찾아다닐 정도로 음악에 심취했었다.

“취향의 음악에만 몰두하기 보다, 다른 사람이 어떤 음악을 좋아할지 고민하면서 시야를 타인에게 돌리게 됐어요. 음악을 통해 세계와 접점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요즘 그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중이다. 음악을 통해 세상을 듣는 최지원씨. 그가 소개하는 음악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세상을 들려주는 통로가 되길 기대한다.

표정의 기자 pyo-justice@ewhain.net

배유수 사진기자 baeyoosu@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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