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에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설치를 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교, 고려대, 연세대 총학생회(총학)와 경상대 재학생 모임은 학교 측에 등심위 구성을 요구하며 서명운동, 기자회견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등심위는 등록금 책정을 심의·논의하기 위해 교직원, 학생, 관련 전문가로 구성되는 기구다.

본교 총학은 학교 측에 민주적 등심위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총학은 하반기 주요 사업인 8대 요구안에 ‘민주적 등록금심의위원회 설치’를 포함시켰다. 이들은 민주적인 등심위 설치를 위해 학과 대표 약40명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정윤지 총학생회장은 “매년 초 등록금 관련 간담회가 열렸지만, 당해 등록금이 얼마로 책정됐는지 통보받는 자리였다”며“등록금 책정 관련 자료가 불확실했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정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등심위 설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총학 및 각 단과대학 학생회는 등심위 설치와 등심위 구성 인원 중 최소 50%를 학생으로 구성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하고 있다. 고려대 총학은 10월28일 ‘등록금 산정 시기가 가까워짐에 따라 등심위를 조속히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안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고려대 총학 송유나 교육사업국장은 “매년 등록금책정자문위원회가 열리지만 학생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아 총학 측에서 등심위 설치 및 구체적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총학은 등심위 건설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연세대 총학은 9월15일 김한중 총장과의 면담에서 학교 측이 등심위 출범을 위한 준비에 힘써줄 것을 요구했다. 이 결과 10월27일 총학을 비롯해 학내 각 처가 참여한 제1차 등심위가 열렸다. 연세대 정다혜 총학생회장은 “3월경부터 등심위 설치의 필요성 및 설립 단계에 학생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며 “여론을 수렴해 총장과의 면담에서 구체적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경상대 재학생 모임 ‘피플투피플’은 10월27일 경상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에 등심위 구성에 대한 학생들의 뜻을 전달했다. 피플투피플은 기자회견을 통해 ‘2011년 등록금 책정을 위한 등심위 설치’, ‘학생, 교수, 직원이 같은 수로 참여하는 등심위 구성’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10월11일~27일 등심위 구성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2천25명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피플투피플 도상헌 대표는 “등록금에 관해 논의하는 곳은 기존의 대학평의원회에 불과했고, 평의원회 구성원 33명 중 학생은 3명 뿐이었다”며 “등록금 책정과 심의과정에 학생들의 영향력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등심위는 고등교육법이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학칙으로도 제정·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1월22일 개정된 고등교육법 법률 제9936호 11조 제2항에 따르면, 각 대학은 등록금을 책정하기 위해 교직원(사립대학의 경우 학교법인이 추천하는 재단인사 포함), 학생,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해야 한다. 제9936호 부칙에 따르면 이 법의 시행일은 4월23일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9월28일 등심위와 관련한 구체적 시행세칙인‘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안을 입법 예고하기도 했다.                 

 

 한주희 기자 hjh230@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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