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목) ‘어둠속의 카페’ 행사 현장

검은 안대로 눈을 가린 학생이 도우미의 손을 잡고 더듬더듬 걸음을 옮긴다. 바닥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노란색 요철 보도블럭이 깔려 있다. 행사장 한쪽에 준비된 테이블에서는 안대를 착용한 한 학생이 음료를 마시는 중이다. “이 음료는 콜라인가요? 아니면 사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는 아이스티 캔을 손에 쥔 채로 고개를 갸웃한다.

 

4일(목)~5일(금) 정오~오후2시 학생문화관 로비에서 ‘이화인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행사의 일환으로 시각장애인 체험 행사 ‘어둠속의 카페’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참가자가 안대를 쓴 상태로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럭을 따라 테이블까지 걸어간 뒤, 음료를 마시고 음료의 종류를 맞춰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도우미에게 시각장애인의 생활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주변 소리가 잘 들리시나요? 시각장애인들은 눈이 보이지 않는 대신 청각이나 촉각 등이 예민하게 발달해요. 평소 우리보다 많은 소리를 듣고 있는 셈이죠.”

4일(목) ‘어둠속의 카페’도우미로 활동한 김윤지(경영·09)씨는 안대를 착용한 참가자에게 길을 안내하며 시각장애인의 청각에 대해 설명했다.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맛을 판단하는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서지현(컴퓨터전자·10)씨는 “잠깐이었지만 앞이 안 보이는 상태로 계속 걸어야 하는 상황이 불안했다”며 “시각장애인들에게 신중함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윤지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각장애 체험전시인‘어둠 속의 대화’를 모티브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행사에 관심을 가지고 활발하게 참여해 줘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고윤자 연구원은 “장애에 대한 이화인의 이해를 넓히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표였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시각에 의존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시각장애인의 삶을 체험해보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호은 기자 he@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