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의 정보 공개 요구에 본교는 불가 입장 고수

본교의 파주캠퍼스 조성 사업이 국방부, 총학생회(총학)와 마찰을 빚고 있다.

본교가 2006년 발표한 파주캠퍼스 조성 사업은 부지 매입 협상 과정에서 토지 소유주인 국방부와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총학은 파주캠퍼스 공청회 기획단을 구성해 4일(목) 기자회견을 여는 등 약1년째 학교 측에 파주캠퍼스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국방부와 토지 매입 비용 협상 난항으로 파주캠퍼스 연내 착공 불투명

본교는 토지 매입 비용을 두고 국방부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향신문>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본교와 국방부는 파주시 월롱면 영태리 캠프 에드워드에 대한 감정평가를 전문 기관에 의뢰했다. 감정액 결과는 약650억원이었다. 국방부는 감정 결과에 대해 수긍하지 못했다. <민중의 소리> 10월21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원태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화여대가 파주캠퍼스 조성사업에서 미군 반환 부지를 저가에 매입하려고 부적절한 행위를 하고 있다”며 “국방부는 해당 기지에 대한 매수가격을 1천700억원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본교는 10월 말, 국방부에 캠프 에드워드를 약650억원에 매각해줄 것을 요구하는 협의매수 요청서를 제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화여대의 협의매수 가격 산정이 적절한 지를 한 달 정도 검토한 뒤 수용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양 측의 가격 차이가 커 협의매수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익사업 대상 토지의 협의보상이 어려운 경우, 사업시행자들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중토위)에 수용 재결(이의 신청이나 소원 신청에 대해 권한 있는 행정기관이 내리는 판정)을 상정할 수 있다. 중토위는 사업시행자의 수용 재결 신청이 있는 경우 법적 절차에 따라 당사자의 의견을 듣고 관계 자료 등을 심리한 후 재결하는 기관이다.

이승욱 기획부처장은 “사안이 중토위로 넘어간다 해도 결정이 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 지 모를 뿐 아니라, 중토위 결정 수용 여부에도 양측의 협상이 필요하다”며 “파주캠퍼스 협상은 단시일 내에 완료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본교는 캠프 에드워드 주변 토지 소유주 36명, 파주지역 환경운동 단체 ‘파주환경운동연합’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2007년 3월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캠프 에드워드의 환경오염 처리 문제를 지적하며 ‘환경오염 치유없는 대학유치, 그 비극을 경고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파주캠퍼스 환경오염 문제를 공론화했다. 토지 소유주 36명도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파주캠퍼스 부지 매입 규모가 초기 계획보다 축소됐다. 파주캠퍼스는 캠프 에드워드 및 주변 사유지를 포함해 약85만㎡ 규모로 예정됐으나 사유지 매입에 난항을 겪어 현재 캠퍼스 규모가 약1/3로 줄어들었다. 캠프 에드워드 치유 비용은 국방부가 전액 부담하기로 결정됐다.

△총학·본교 간 관련 정보 공개 여부 놓고 약1년째 의견 대립

총학이 주축이 된 파주캠퍼스 공청회 기획단(기획단)은 약1년째 학교 측에 파주캠퍼스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해오고 있다. 학교 측은 ‘협상 후 정보 공개’가 원칙이라며 총학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기획단은 4일(목) 본관 앞에서 ‘파주캠퍼스 부지 매입 중단, 파주캠퍼스 건립계획을 투명하게 밝히는 학교·학생 간 열린 공청회 진행’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에 파주캠퍼스 건립 사업 계획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정윤지 총학생회장은 “파주캠퍼스 건립 사업 공개 요구에 학교는 1년째‘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요구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의혹을 해소하고 이화인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단은 기자회견 후 기획처를 방문해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 부처장은 5일(금) 기자에게“협상이 본격화되면 재학생, 교직원 등 이화인들과 협의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알려왔다. 

총학은 5월10일 본관 앞에서 학교 측에 파주캠퍼스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총학은 파주분교대책위원회 위원 약15명과 함께‘이화여대 파주분교 추진규탄’기자회견을 열고 파주캠퍼스 사업에 대해 의혹 및 관련 요구사항을 주장했다.

본교는 당시에도 ‘협상 중 정보 공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5월17일자 본지 보도에 따르면 김효근 전 기획처장은 “부지 매입 가격 협상 및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로부터 지원 협의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파주캠퍼스에 대한 완전한 정보 공개는 무리”라며 “부지 매입 및 학교 발전을 위한 지원 조건 확보 후에는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슬기 기자  redwin2026@ewhain.net
한주희 기자 hjh230@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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