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평균 관광객 100명…본교생들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학교 차원의 대응책 요구

본교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하면서 학생들이 초상권 침해, 등교 방해 등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4일 이화포털정보시스템 자유게시판에는‘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의 글이 3건 게시됐다. 학교 측에 관광객 통제를 요청하는 글에는 39개의 동조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본교 인근에는 하루 평균 약1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서울시관광협의회 소속 ㄱ가이드는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이화여대 지역 길 안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교 인근의 공영 주차장 관리인 이기지(40)씨도 “평균 30~50대 가량의 관광버스가 이대를 찾고 있으며 휴가철이 겹친 작년 2월에는 평균 70대의 관광버스가 이대 앞을 찾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본교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강의실을 무단침입하거나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등 면학 분위기를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10월4일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혜리(초교·07)씨는 이날 5교시 대강당 내부로 출입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교양합창2(04분반)’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을 무단으로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게시글을 통해 “관광객들이 채플 공연을 연습하고 있는 학생들을 캠코더로 촬영했을 뿐 아니라 의자에 앉아 학생들의 채플 연습 과정을 구경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학내에서 관광객들에게 무단 촬영을 당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그 사진들이 음란사이트에 도용될 수도 있으므로 초상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씨 외에도 일부 학생들이 댓글을 통해 강의실 무단침입 및 초상권 침해 문제를 제기했다. 강수연(영교·10)씨는 9월 ECC 이화·신한열람실을 무단으로 촬영하는 관광객을 목격했다. 김연경(행정·09)씨도 6월 ‘성문화연구’수업이 끝나고 교수와 질의응답을 하던 도중 관광객들이 강의실로 들어와 촬영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김씨는 “의도적으로 촬영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를 지적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전세영(분생·09)씨는 7월~8월 두 달간  ECC에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7~8회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관광객들이 대부분 먹고 남은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간다”며 “대부분의 관광객이 쓰레기통의 위치를 잘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본교를 방문한 단체 관광객으로 인해 등교에 방해를 겪기도 했다. 장수빈(언론·09)씨는 9월 초 본교 앞을 방문한 관광객 약 30명이 보도를 메운 탓에 등교에 곤란을 겪었다. 한지현(방송영상·09)씨도 8~9월 정문 앞 길을 메운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차도로 등교한 적이 두 번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10월 28일 정오~오후 1시 본교 정문 앞 상황을 취재한 결과, 중국인 관광객 약40명으로 인해 신촌기차역 앞에서 본교 정문 앞에 이르는 거리를 지나던 행인 약 10명이 통행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학생들은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학교 차원의 대응책을 요구했다. 10월 4일 자유게시판에 글을 게시한 박선우(중문·06)씨는 “이화·신세계관처럼 학생증을 찍고 들어갈 수 있는 게이트를 설치해달라”며 “학교가 외부인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정현(분생·09)씨도 “관광객들로 인해 편의시설은 물론 교육 환경까지도 침해받는 상황”이라며 “학교가 나서서 단체 관광객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0월15일 이화포털시스템 자유게시판에 글을 게시한 학생서비스센터 남경희 주임은 “교내 외부인 출입 등과 관련해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관련 부서들에 대책 마련을 요청하여 검토하는 중”이라며 “본교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검토하여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나리 기자 silverysalmon@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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