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재팀 칼럼

해외취재팀은 홍콩으로 떠나기 전 8월 말, 국내의 한 교수를 만나 현재 우리나라의 학제 간 연구 현황에 대해 물었다. 그는 “사회가 원하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이 모여 협력하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높은 교수 사회 내 학과 간 장벽 탓에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한탄했다.

본지는 국내외적에서 진행되고 있는 학제 간 연구에 대해 3주간 기사를 연재했다. 학제 간 연구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과거의 학문 분과가 미래 사회의 요구는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전까지의 학문은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으로 분야를 나누고 그 안의 전공도 세분화 시켜왔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학문 간의 단절 현상을 야기해, 창조적 인재 양성을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었다.

본지가 방문한 홍콩과학기술대(HKUST)는 설립된 지 채 20년이 되지 않은 학교다. 이 짧은 시간동안 HKUST는 학제 간 연구를 원동력 삼아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연구 성과, 졸업생 평판 등의 평가에서 서울대를 제친 지도 오래다.

HKUST는 2002년부터 학제 간 연구의 움직임을 시작했다. 공학과 경영학이 결합된 복수 학위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이후 학제 간 연구에 기반을 둔 교육을 진행해왔다. 본지가 방문한 HKUST의 환경 분과에서는 교수들의 공동 연구 공간을 마련해, 학제 간 연구를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약20명의 수학, 환경학, 사회학, 생물학 전공의 교수가 함께 연구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학제를 넘나드는 교육을 받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학제 간 연구 장려 차원에서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를 중심으로 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핵심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대학 내 학제 간 융합과정을 설치해 고급 융합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개방형 공동연구’를 장려하는 것이 주요한 국가 전략으로 진행되고 있다. 학문 장벽을 넘는 연구 문화 조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HKUST의 학제 간 연구를 이끌고 있는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학제 간 연구를 위해 모든 학과에 구조조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아직 초석을 다져나가는 중인 국내의 학제 간 연구를 진흥시키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학문 분과를 뛰어넘는 소통이다. 기본의 학문 분과에서 기초 소양을 충실히 쌓고, 이를 토대로 한 교류를 통해 학제 간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역시 소통이 문제다.


표정의 기자 pyo-justice@ewhain.net
한주희 기자 hjh230@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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