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이용해 국내 금광산의 광석시료의 동위원소비 분석을 위해 일본 도쿄대 지구화학연구실을 찾았다. 이무렵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10년 세계대학평가에서 본교는 전년대비 49위 상승한 348위의 우수한 성과를 얻었다. 서울대 50위, 일본 도쿄대 24위의 뉴스가 국내외 언론에서 크게 다뤄졌다. 이화 캠퍼스와 도쿄대의 무더운 날씨와 요란한 매미소리는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도쿄대학의 활기찬 캠퍼스 분위기엔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와 교육환경·교육열이 비교적 유사한 동양최고 대학인 일본 도쿄대학 활력의 원천이 늘 궁금하였다. 그 해답을 도쿄대 혼고(本鄕)캠퍼스에서 찾아본다.

2004년 국립대학 법인화 이후 도쿄대의 빠른 변화 모습을 수차례 방문연구를 통하여 실감할 수 있었다.
먼저 도쿄대학 혼고캠퍼스 대학본부 부근에 위치한 대학홍보센터를 방문했다. 두 분 직원이 도쿄대학 역사에서부터 입학안내, 연구활동, 모금운동 등에 이르기까지 도쿄대학의 많은 정보를 자세히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홍보센터에는 도쿄대학의 역사에서부터 시작된다. 1877년(메이지 10년) 설립된 이후, 帝國大學, 東京帝國大學, 東京大學 등으로 명칭이 몇 차례 바뀌었다. 2010년 현재 10개 단과대학, 15 대학원, 11곳 부속연구소, 15 전학연구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 수는 약 24,000명으로 학부 약14,000명과 대학원 약 14,000명이다. 이 홍보센터에는 매월 도쿄대학홍보실에서 발간되는 뉴스레터식 가쿠나이고호(學內?報)와 대학홍보지 단세이(淡靑), 동문회보인 아까몬학우회보, 각 연구센터의 뉴스레터와 연구 성과물, 각종 연구보고서 등이 빽빽이 비치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하고 필요하면 가져갈 수 있게 돼있다. 도쿄대학의 눈부시게 활발한 연구 활동을 실감할 수 있다. Orist라는 공과대학 학생 동아리가 만든 종이접기 작품까지 이곳에 전시되어 있어 학부모를 따라온 꼬마 어린아이들 까지 도쿄대학을 재미있게 만나게 하고 있다.

대학본부 건물 현관에 들어서면 한두 달마다 새롭게 바뀌어 전시되는 각 단과대학 및 연구소의 첨단 연구 내용이 벽을 장식하고 대형 영상모니터에는 최신 연구내용이 방영되고 있다. 마침 도쿄대학 대기해양연구소의 최신 연구 내용이 소개되고 2010년 4월 진수한 길이 94.96m 무게 3,225톤급 학술탐사용 연구선 하쿠호마루(白鳳丸)호의 명명과 그 100분의 1축소 모형이 전시되고 있었다. 무한 경쟁시대에 들어선 도쿄대학의 급박한 연구 활동 모습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관료적인 구습이 남아 있는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 본부건물의 내부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1827년 다이묘 마에다나리야스(前田齊泰)씨가 명장 도쿠가와 이에나리(德川家齊)의 21번째 딸인 요히(溶嬉)를 맞이하기 위해 만든 붉은색 대문인 아까몬(赤門) 옆에 있는 도쿄대학 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또 한번 놀라게 된다. 도쿄대학과 지역사회, 세계와 상호 소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거점이다. 대학의 연구 활동에서 만들어진 상품이나 도쿄대학 브랜드 상품이 방문객의 호감을 끌고 있다. 브랜드 상품으로 발효학의 세계적인 사까구치긴이치로(板口謹一郞) 명예교수가 개발한 술 우사기(御酒)와 우사기 쵸코레트, 냉장고 냄새 탈취용 광촉매시트, 스포츠 선수의 체력향상에 효험이 알려진 아미노산으로 만든 체력식 영양제 “간빠이(乾杯), 2천년동안 잠자던 연꽃씨에서 발아 성공한 담홍색연꽃에서 추출한 연꽃향의 향수 “蓮香(렌카)”와 도쿄대학 문구류와 기념품이 인기 상품이다.

눈에 띠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있다. 113회째를 맞이하는 고교생, 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다양한 주제의 도쿄대학 공개강좌는 지역사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도쿄대학 학부나 대학원에서 우수한 활동을 한 학생이나 단체의 활동을 심사해서 총장상을 년 2회 6명씩 수여해 학생들의 학술 활동을 격려하고 있다. 학생들은 실험실이나 연구실에서 기초와 원리를 중시하는 교육을 받고 있다. 밤을 밝히는 연구실험실 불빛은 부럽기만하다. 학생들이 특별히 붐비는 곳이 구내서점과 식당이다. 구내식당이 밤 9시까지 운영되며 이 시간에 식당은 젊은 열기로 시끌시끌하다. 한편 대학 캠퍼스 내에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이 혼고 캠퍼스에만 3곳이 성업 중이다. 24시간 밤을 밝히는 도쿄대학의 연구실과 실험실은 일본의 미래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 캠퍼스타운 분위기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캠퍼스 문화가 바뀌어야 국가의 밝은 미래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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