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감 바탕으로 발전적모임 모색해야 동문회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 동문회를 알리는 많은 소자보들이 이화내 이곳저곳에 나붙고 있다.

새로운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문구로 가득찬 이 소자보들을 통해 신입생들은 동문과 선배에 대한 기대감으로 동문회에 참석한다.

긴밀한 인간관계를 맺기 어려운 대학생활에서 동문회는 출신 학교, 혹은 지역이 같은 그 성원들에게 서로간의 이야기를 부담없이 나눌 수 있고 선배들의 앞선 대학생활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주는 장으로서, 대학내의 어떤 모임보다도 연대감과 친분감이 짙은 만남으로서 자리잡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동문회의 대부분이 신입생 환영회나 졸업생 환송회등 정기적 모임이 아닌 한 학기 한두번의 친목도모만을 위한 단편적 만남으로 그치고 있어 그 활동의 지속적인 심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있다.

특히 요즘 활성화되어있는 죠인트 동문회의 경우를 살펴보면 그 문제점은 더욱 명확해진다.

죠인트 동문회는 여대로서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고 남학생들과의 건강한 만남 가운데 이해와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죠인트 동문회는 서로의 소극적인 태도로 하나의 단체미팅, 또는 생산적이지 못한 남녀의 만남의 자리로 전락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문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부쩍 늘고 있다.

숙명여고, 중앙여고 등의 동문회가 정기적 모임을 가지는 가운데 독서토론이나 세미나, 봉사활동, 음악감상모임을 가지는 것은 이런 동문회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의 좋은 예가 된다.

또한 풍문여고 등 몇몇 학교의 전교조지원이나 구속된 동문 영치금 마련을 위한 일일찻집 마련등은 모교를 중심으로 동문회만이 할 수 있는 특색있는 활동들이다.

경동고와 죠인트 동문회 「디딤돌」에 참석하고 있는 한성여고졸업생인 송상은양(철학·3)은 『저희의 경우 85학번 선배들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죠인트 동문회가 차츰 정기화되어 가면서 자연스레 목적을 가진 모임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의 하루를 같이 보내면서 일상적 잡담만을 주고 받기엔 너무나 시간이 아까웠고 앞선 우리들의 경험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가운데, 모든 성원이 함께 동문회로부터 무언가 결과물을 얻어갈 수 있기를 고민하게 된 거지요.』라고 말한다.

그 결과 매주 토요일 3시부터, 기본적인 시각을 정립할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부터 역사, 철학, 경제에 대해서까지 세미나를 진행시키고 있으며, 그 외에도 소모임이 꾸려져 전공공부나 자기 흥미거리까지도 함께 학습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학교 동문회의 경우에는 지연에서 오는 더욱 친밀한 유대감으로 서로의 생활상의 어려움까지도 함께 풀어나가는 등 그 활동이 더욱 활발하다.

제주향우회의 경우에는 에런 일상적인 상호 도움외에도 지역적 특성을 살려 4·3항쟁 학습과 타교와의 연대하에 4·3항쟁 추모식에도 참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환경오염과 같은, 출신지역이 안고 있는 피해와 문제에대해 동문회차원으로 대책을 꾸리는 적극적인 동문회활동등도 상당히 바람직한 모습들로 꼽을 수 있다.

이런 동문회의 성원들은 나아가 각 과 학회나 학생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동문회가 성원들간의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대학내 활동역량의 생산실이 될수 있음을 보여준다.

살펴본 바와 같이 동문회는 우선 신입생에게 대학인의 위치와 역할을 인식시키고 그들이 주체적인 모습으로 서는데 도움을 줄수 있어야 하며 단지 서로의 얼굴을 익히기에 그치는 친목도모의 일회적·형식적 만남을 과감히 한단계 발전시켜야 한다.

많은 동문 모임들이 함께 서로의 발전을 도모하는 귀중한 만남으로 자리매김 될 때 진정 목적과 사랑이 하나되는 귀중한 공간으로 동문회는 그 위상을 취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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