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변호사 시린 에바디(Shirin Ebadi) 박사가 13일 (월) 오후 3시 중강당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공동체의 수립’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번 강연은 평화학연구소가 한국연구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대학(WCU)’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에바디 박사는 이란 사법 역사상 최초의 여성 판사다. 그는 이란의 민주주의와 인권, 특히 여성과 아동의 권리 증진을 위해 투쟁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에바디 박사는 작년 6월 치러진 이란 총선거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부정 선거로 집권한 현 이란 정권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옥에 가두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믿는 여성 인권 변호사로서 이런 불의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바디 박사는 민주주의가 전제돼야만 국가의 평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 민주주의와 사회정의가 지켜져야 한다”며 “북한은 통치자가 국민 전체의 이익을 무시하고 군사 목적을 위해 핵무기 등에 재정적인 투자를 하기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가 난기류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은 통일을 실현함으로써 평화로운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바디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이란 내의 여성 불평등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군사력 행사가 횡행하는 이란에서는 여성의 권리가 평등하게 보장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에바디 박사는 “이란이 여성에게 부과하는 차별적 법안은 이란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적 활동에 비춰보면 모순적”이라며 “여성을 억압하는 차별적 법안은 이슬람교가 아닌 가부장적인 문화, 즉 비민주성에서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에바디 박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11시 30분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부 비판의 도구로 인터넷을 언급하기도 했다. 에바디 박사는 “이란 내의 부정선거 이후, 현 정권은 이란 내부의 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모든 매체를 봉쇄했었다”며 “그러나 인터넷의 도움으로 5분도 안 돼 전세계가 이란의 일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만큼 참여자들이 공평하고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도구는 없다”며 “국민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정부를 꾸짖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량 기자 90konan@
한주희 기자 hjh230@ewhain.net
사진: 배유수 기자 baeyoosu@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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