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총장‘이화여대, 기독교 교리 전파 수단 학교’ , 학생들‘경솔한 발언…신중한 태도 지켰어야 했다’

고려대 이기수 총장이 ‘고대 역사, 전통과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본교, 서울대, 연세대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 총장은 6일 (월) 오전 9시 고려대 법학신관에서 열린 강의에서 “고려대가 대한민국의 제1대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학생의 질문에 “서울대는 해방 전 일본이 침략을 위해 만든 관립대학,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기독교 교리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만든 대학”이라며 “고려대는 현재 대한민국 제1의 대학”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하자’는 이념으로 세워진 고려대는 시대마다 이념을 충실히 지켜왔다”고 덧붙였다.

김선욱 총장은 이 총장의 본교 비하발언에 대해 7일 (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기수 총장이 고려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지나친 발언을 한 것 같다”며 “민족과 국가를 사랑하는 덕목은 고려대만의 특수성이 아닌 모든 대학의 공통된 사명”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와 본교 학생들은 이 총장의 타대 비하 발언이 경솔했으며 신중한 태도가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고려대 곽우신(언론·08)씨는 “기자들이 참관한 수업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을 한 것은 경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윤서(사생·08)씨는 “한 학교를 대표하는 총장으로서 수업 시간에 논란거리가 될 만한 발언을 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장명진(경제·09)씨는 “고려대 학생들에게 고려대의 정통성과 고대정신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면 더 신중하게 말했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이 총장의 발언이 부풀려 보도됐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고려대 김재훈(생명과학·08)씨는 “언론 보도 내용은 다소 부풀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타대 역시 학교의 역사를 자랑스러워하고 이를 홍보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장은 7일(화) 연세대 명예교육학박사 학위를 받는 자리에서 “서울대와 연세대, 이화여대를 비하할 뜻은 없었다”며 “서울대는 국립대,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미션스쿨(mission school, 선교 목적으로 세운 학교), 고려대는 민족 대학 등 각 대학의 연원을 밝힌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jh5619@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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