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2010년 1월 4일, 100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던 날이다. 끊임없이 내리는 폭설에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지만 계절학기 수강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출근하시는 아버지의 차에 올라탔다. 피곤함을 못 이겨 눈을 좀 붙이다가 다시 눈을 떴을 때에도 눈은 계속 내리고 있었다. 시간은 이미 세 시간이 흐른 후였다. 그래도 서울까지는 왔겠지, 하는 마음으로 아버지께 현재 위치를 여쭈어보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아직까지 집 반경 100미터를 못 벗어난 상태였다. 당연히 수업은 참석하지 못했다.

나는 수원에 산다. 수원이면 서울과 가까운 곳 아닌가,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수원 중에서도 용인 지역과 인접한 제일 끝 지역이다. 수원역에서도 약 2, 30분의 거리가 있다. 또한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에는 오히려 수원역 부근이 제일 많이 막혀서 고속버스를 애용하곤 했다. 학교로 가는 고속버스는 전부 경부고속도로를 통한다. 문제는 이 고속도로가 비나 눈이 내릴 때에는 평소엔 1시간 반이 걸리던 거리가 세네 시간을 훌쩍 넘긴다는 점이다.

교통비도 만만치 않다. 예를 들면 동수원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1800원이다. 버스 값만 계산하더라도 왕복 3600원이다. 버스를 타고 강남역에서 내려 환승하는 비용을 제외해도 이렇다. 1주일이면 만 원이 훌쩍 넘는다. 적지 않은 돈이다.

경희대학교나 성균관대학교를 비롯한 몇몇 학교들은 수도권에 사는 학생들을 위해 광역 버스를 지원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서울과 가깝지만 교통편이 취약한 도시에 사는 학생들을 위한 광역 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에선지, 실사용자가 적을 시 생기는 불이익을 계산해선 지는 몰라도 적어도 학교 학생들을 위한다면 학교 차원에서 광역 버스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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