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바로 보고 현실에 맞서라
자신을 바로 보고 현실에 맞서라
  • 오욱환 교수
  • 승인 201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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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할 때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학생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은 그냥 다녔을 뿐이다. 그런데 대학 시절은 개인사(個人史)의 중요한 부분이며 이후의 인생을 상당히 좌우한다. 대학에서 성공하려면, 반드시 대학진학이 선택이어야 하고 계획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그냥 들어온 학생들이 그냥 나가고 있다. 수많은 대학생들이 학교공포증을 겪고 있다. 대학생들이 느끼는 학교공포증은 방황으로 나타나며 학교생활에서 겉돌게 만든다. 이 학생들은 마지못해 등교한 후 빈 교실, 도서관 앞 편의시설, 컴퓨터실이나 실험실 옆 자판기, 교수연구실로부터 멀리 떨어진 화장실 등을 서성이다가 집으로 간다. 우울한 하교 길에 마음을 달래려고 번잡스러운 장소에 들러 과장된 언행을 하며 밤늦도록 논 후, 지친 몸과 허무한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가서 뒤척이다가 잔다. 그 다음날도 동일한 절차로 또 하루를 보낸다. 그러면서 학교로부터 심리·지리적으로 확실하게 멀어진다.

대학생은 자기 인생의 주체이어야 한다. 조국, 대학, 부모, 친구 탓으로 돌릴 수 없다. 조건이 미비하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구상하고 실행해야 한다. 대학생활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성공의 범위를 인색하게 설정해야 한다. 학습의 외곽으로 돌며 학교생활을 했던 학생들도 졸업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졸업식 때 혼자만 졸업하는 듯이 사진도 많이 찍고 꽃다발에 짓눌리며 환한 웃음을 참지 못한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생활한 졸업생은 많은 사람들에 감사하며 가슴 깊숙이 아쉬움을 느낀다.

교육은 삶의 과정 그 자체이며 나중의 삶을 위한 준비가 아니다(존 듀이). 대학시절은 치열하게 공부하는 때이다. 대학이 낭만적임은 선택할 수 있는 이상과 자유가 있기 때문이지 이성교제가 열려 있기 때문이 아니다. 책이 서점에서 자신의 책꽂이로, 그 책꽂이에서 책상 위로, 책상 위 놓여 있다가 펼쳐지고, 펼쳐진 책을 읽게 되면 아주 좋다. 책에 줄을 치고 메모하고 그 메모를 가지고 글을 쓸 수준에 이르렀다면 학문의 세계에 이미 입문한 단계이다. 교과서조차도 사지 않거나 샀을 경우에는 되팔기 위해서 깨끗하게 관리한다면, 학계에 맞지 않으므로 다른 분야를 찾아보는 게 낫다. 교과서를 싸게 구비하기 위해 통째로 복사하거나“헌 책을 구합니다. 깨끗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밑줄 친 책을 환영합니다”라고 게시판에 올릴 정도라면 다른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

안일한 공부는 안일함을 익히는 것보다 조금도 낫지 않다(마르크스의 자본론에 인용된 벨러즈).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를 적게 하더라도 익힌 것은 있다고 생각한다. 안일하게 공부하는 학생들은 자기 마음대로 학습량을 줄임에 따른 적당주의와 게으름을 생생하게 체득한다. 이 학생들은 적당히 타협하고 살아가는 전략을 유사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그리고 실감 나게 실습함으로써 적당주의와 나태함을 그림자처럼 붙이게 된다. 게으른 사람은 재치 있게 대답하는 사람 일곱보다 자기가 더 지혜롭다고 생각한다(성경 잠언). 게으름은 몸에 붙어 있지 않고 머리에 박혀 있다. 게으름은 잔머리에서 나온다. 수많은 학생들이 벼락치기로 시험을 친다. 벼락치기 학생들 때문에 교수들은 채점하면서 벼락같은 충격을 받는다. 평소에 실력을 쌓지 않는 학생일수록 평소실력으로 시험을 친다. 이 학생은 저축하지 않고 대출받는 학생이어서 신용불량자처럼 어렵고 구차스럽게 대학생활을 한다. 게으른 학생은 시험 대비 공부시간을 8주, 4주, 2주, 1주, 4일, 하루 순서로 ‘지혜롭게’ 줄여 나간다. 그리고 마침내는 시험범위를 과감하게 압축하고, “학교공부는 사회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유사 진리에 적극 동조한다.

꿈을 실현하려면,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출처 미상) “꿈을 가져라”라는 말은 꿈만 꾸라는 뜻이 아니다. 성공적인 인생을 산 사람들은 꿈이 거창해서가 아니라 결단력과 실천력이 돋보인 사람들이다. 황당한 꿈은 실천가능성이 없다. 꿈을 실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꿈을 너무 많이 꾼다는 데 있다. 앞 꿈이 뒤 꿈과 모순되거나, 꿈들이 너무 많아 뒤엉킨다. 실패를 적성의 탓으로 돌리는 학생들은 꿈을 자주 그리고 너무 다양하게 꾼다. 실천이 따라주지 않는 꿈들은 개꿈이 된다. 대학생들이 개꿈을 꾸기 위해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다. 참 꿈을 실현하려면 깨끗하게 세수하고, 편식 없이 밥 먹고, 혼신을 다해 공부해야 한다. 자신을 바로보고 현실에 맞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