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동국대가 강의평가 결과를 최초로 공개한 후 2년 6개월 만인 지난 6월~8월 11개 대학이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기자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43곳을 조사한 결과 본교를 포함해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국민대, 서강대, 세종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11개 대학이 6월~8월 강의평가 결과를 학생들에게 공개했다. 본교도 7월28일부터 인트라넷에 작년 2학기와 올해 1학기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현재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는 서울 소재 대학은 43개 대학 중 23곳(53.5%)이다.

강의평가 결과 공개 방식은 대학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교를 비롯한 고려대, 국민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세종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성대, 한양대 12개 대학은 과목별, 분반별 평가 점수를 공개했다.

교무과 ㄱ직원은 “등급으로 구분하는 것보다 평가 점수를 공개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주관식 응답내용은 익명 평가의 특성상 부적절한 정보 제공 등으로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있어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서울산업대 등 4개 대학은 점수를 3~5단계의 등급으로 환산하여 등급을 공개했다. 건국대 교수학습지원센터 장정아 연구원은 “전공 특성별로 점수대가 달라 원점수는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며 “학생들이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점수를 표준정규분포에 따라 변환해 등급을 나누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문항별 배점에 따라 점수를 환산하고 해당 점수와 등급을 모두 공개했다. 동국대 강의평가 담당 ㄴ직원은 “등급만 공개하는 것은 등급 최고 점수와 최저 점수의 차이가 커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등급과 점수를 모두 공개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각 과목, 분반의 문항별 평균 점수와 주관식 답변을 모두 공개했다. 성균관대 유지원(독문·09)씨는 “주관식 답변을 통해 각 분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상명대, 서울교대, 한국방송통신대는 강의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일부 과목만 결과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강의평가 결과 조회 기간 역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동국대, 서울여대, 한양대, 서울산업대는 결과를 상시 조회할 수 있으나 본교를 포함한 건국대, 고려대, 광운대, 국민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세종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는 수강신청 기간과 수강변경 기간을 전후한 2~4주에만 결과를 조회할 수 있다.

연세대 학사지원팀 ㄷ직원은 “강의평가 결과 공개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수강신청 전에 다양한 교과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강신청 기간을 전후해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한 이유로 학생들의 편의와 강의의 질 향상을 꼽았다. 동국대 강의평가 담당자 ㄴ씨는 “이전에는 강의 평가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교수가 강의평가 결과를 강의에 반영하는지 알기 어려웠다”며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한 후 강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어 강의평가 결과 조회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국민대 교무팀 천영기 차장도 “교수가 자신의 강의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학생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교무과 이진영 직원은 “강의평가 결과 공개는 학생에게는 수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도움을 주고 교수에게는 교수법 보완 및 자기계발에 동기를 부여하게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강의 평가 결과 공개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였다. 김은지(영교·09)씨는 “수강 신청 전에 강의평가 결과를 참고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며 “강의 평가에는 교수님의 수업방식, 태도, 과제 등에 대한 학생들의 전반적인 의견이 나타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세종대 이승준(컴공·09)씨는 “이전에는 수업을 선택할 때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참고했었는데 강의평가 결과라는 보다 객관적인 지표를 참고 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의평가 공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양대 김지혜(사학․08)씨는 “굳이 모든 강의의 평가 결과를 공개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전공과목일 경우 대부분 교수님의 스타일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 강의에 대해서만 결과를 공개해도 충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변주연 기자 yksbjy@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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