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 도요새, 그 몸은 비록 작지만
도요새, 도요새, 가장 멀리 나는 새

가장 높이 꿈꾸는 새
가장 멀리 나는 새

정광태가 부른 “도요새의 비밀”의 마지막 구절이다. 이 노래는 내가 학창시절이던 80년대의 노래이다. 새를 주제로 한 노래이기 때문에 그 당시에도 특이했다. 유행가의 반열에 올랐다는 말을 하기에는 힘든 노래지만 내 기억 어디 한 구석에 처박혀있었다.

이 노래가 몇 년 전에 나에게 감명을 주는 계기가 있었다.

도요새는 모두 철새이며 나그네새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서식하지 않지만 태풍과 같은 기상변화로 길을 잃고 우리나라에 날라 온 새)까지 포함해서 우리나라에 약 45 종이 알려져 있다. 흔히 갯벌이나 담수습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멀리 오세아니아에서 날아와 봄과 여름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한다. 날이 쌀쌀해지면 다시 오세아니아로 월동하기위해 날아간다.

최근에 GPS수신기를 장착하여 비행경로를 추적한 결과 도요새의 한 종이 뉴질랜드에서 우리나라까지 10,000km가 넘는 거리를 논스톱으로 날아온다는 것을 밝혔다. 이 거리는 우리가 점보제트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기에도 지치는 거리이다. 도요새는 정광태의 노래에서와 같이 몸이 크지 않다. 작은 도요새 종들은 참새보다 살짝 크다. 이러한 작은 몸으로 한 번도 쉬지도 않고 그 먼 거리를 단숨에 날아온다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도요새는 하필이면 이렇게 먼 거리를 날아서 번식하고 월동할까? 다시 말해 어떤 종은 번식과 월동 서식처가 같고, 어떤 종은 다를까?

“동물의행동”의 서식처 선택 강의의 주된 내용이다. 그래서 수업시간 시작하기 전에 “도요새의 비밀”을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

썰렁. 아무도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나의 감명을 전달하는데 차질이 생겨 무척 실망하였지만, 도요새의 비밀을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알려줄 수 있다. 앞으로도 이 노래를 수업시간에 들려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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