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 piu andrai, farfallone amoroso, notte e giorno d’intorno girando.(귀여운 나비야 곧 떠나리, 밤이나 낮이나 맴을 돌며)”

 8월18일(수) 오후1시 음악대학 김영의홀에서 아리아(aria) ‘Non piu andrai(더 이상 날지 못하리)’가 울려 퍼졌다. 백작 부인에게 사심을 품어 쫓겨난 하인 케루비노(Cherubino)를 주인공 피가로(Figaro)가 비꼬는 대목이다. 케루비노 역의 김주영(성악·07)씨가 연기에 몰두해 표정을 찌푸린 채 발버둥치자 함께 연습하던 학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성악과 학생들은 제1회 대학생오페라페스티벌에 선정돼 7월~8월 막바지 연습으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날 연습은 8시간 동안 진행됐다.

예술의전당 주최 제1회 대학생오페라페스티벌은 인재를 발굴하고 오페라를 대중화하자는 취지로, 약20억원의 제작비가 투자된 대형 프로젝트다. 3년에 걸쳐 9개의 대학 오페라팀이 공연을 열며, 작년 7개의 학교가 페스티벌에 지원했다. 결국 올해는 본교와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가 공연하게 됐다.

 페스티벌의 첫 테이프를 끊는 ‘피가로의 결혼’은 모차르트의 오페라‘피가로의 결혼’에 한국적 요소를 더해 각색한 오페라다. 내용은 원작과 동일하지만 배경을 조선시대로 옮겨와 색다른 재미를 줬다. 무대 배경은 화려한 백작의 저택이 아니라 작은 둔덕이 있는 한국 전통식 마당이다. 여주인공 수잔나(Susanna)는 유럽식의 금빛 드레스 대신 연한 커피색 바탕에 붉은색으로 부분 염색이 들어간 한복을 입는다. 배역 이름도 한국식이다. 피가로의 이름은 ‘피갈오’, 마르첼리나의 이름은 ‘마산댁’이다.

첫 공연을 앞두고 성악과 학생들은 여름방학 내내 일주일에 5일, 하루에 6시간 이상을 연습에 투자했다.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을 포함해 약150명의 학생, 교수가 참여했다. 백작부인 역을 맡은 전여진(성악 전공 석사과정)씨는 “모든 배우들이 이탈리아어 대본을 달달 외워 연출가 앞에서 시험을 봤다”며 “힘들었지만 외우고 나니 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연기가 수월했다”고 말했다.

 남자 배우는 오디션을 통해 다른 대학에서 8명을 섭외했다. 주인공 피가로역을 맡은 연세대 김성결(성악·03)씨는 “오페라가 실험적이라 인상깊었다”며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일 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출가 정선영(성악·94년졸)씨는 “서양의 오페라는 생소해서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페라에 한국적인 요소를 끌어들여 관객들이 오페라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일(수)~2일(목) 오후7시30분, 3일(금) 오후3시, 7시30분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며 입장료는 대학생 할인을 받을 시 좌석에 따라 1만원~2만원이다.


이채강 기자 lck0728@ewhain.net
사진제공: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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