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일(월) 오후6시 2호선 한양대역에서 ‘찾아가는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에서는 이화여대병설미디어고등학교(이화미디어고) 학생들이 지난 1년간 창작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광고 및 캠페인 포스터부터 캐릭터 디자인 등 30점의 미술작품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역 시민과 함께 호흡한다는 의미에서‘찾아가는 전시회’라 불리는 이 행사에는 이화미디어고 학생들이 제작한 작품 및 공모전 출품작 중 전시가치가 높은 것들이 선보여진다.

이화미디어고 미술과 한형규 교사와 교장 및 여러 교사들은 학생들의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2005년 ‘찾아가는 전시회’를 기획했다. 교사들은 기획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지하철 역사가 전시장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화미디어고의 첫 전시회 준비는 시작부터 난관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전시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한형규 교사는 “3~8호선 지하철역사는 공공장소라서 전시에 따른 실적이 있어야 전시가 가능했다”며 “지하철 역사를 전시장으로 이용하는데 5~10만원의 사용료도 내야 해 무료 전시 승낙이 떨어지는 곳을 찾느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2005년 가을, 지하철 7호선 중화역 역사에서 이화미디어고 학생들의 첫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는 이를 시작으로 2005년~2007년 봄과 가을에 이어져왔고 2008년부터는 매년 1회씩 정기 개최되고 있다.

전시회가 5년째 이어지자 지하철 역사를 비롯한 지역 복지센터, 청소년 문화 공간 등에서 전시를 부탁하는 러브콜이 쇄도했다. 한형규 교사는 “작품 홍보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전시회와 달리 ‘찾아가는 전시회’의 순수한 의도에 지하철역 관계자들이 감동한 것 같다”며 “지하철 역사로부터 문의 전화가 쇄도해 전시를 거절하는 상황도 생겼다”고 말했다. 전시는 현재까지 구리, 신당, 태릉입구, 회기, 한양대, 건대입구역 등 약30개 역사에서 이뤄졌다. 전시물은 평균 30~40점이 전시됐다.

학생들의 작품들은 수준급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You are not alone)’라는 제목의 포스터 작품은 초록색 비상구 표지판을 패러디한 것으로 문 밖으로 뛰어나가는 사람 앞에 장애인을 그려 넣었다. 작품을 만든 김주희(미디어디자인과·3)씨는 “비상구 표시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함께 돕고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화미디어고 홍보팀 박은미 교사는 “디자인과 학생들은 모두 실습을 통해 매킨토시(미국 애플사의 디자인에 적합한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할 줄 안다”며 “매 전시마다 수준급의 캠페인과 광고 포스터를 제작해내는 것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전시회’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홍보팀 김은주 교사는 “‘찾아가는 전시회’는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라며 “학생들이 가진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은 기자 kke1206@ewhain.net
사진제공: 이화미디어고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