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대학생들은 기대보다 부담감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albamon.com)이 성년의 날을 맞아 대학생 1천107명을 대상으로 5월10일(월)~14일(금) 5일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2.4%가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렵고 부담스럽다고 고백했다. ‘어른이 되는 것이 기대된다’는 응답은 38.2%였으며 응답자의 19.4%는 ‘별 다른 느낌이 없다’고 답했다.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한 기대는 여학생이 49.9%로 남학생보다 약2배정도 높게 나타났다.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은 남학생이 49.3%로 여학생보다 약14%포인트 높았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한 기대는 낮아졌다. 1학년은 응답자의 44.9%가 어른이 되는 것이 기대된다고 응답했지만 4학년은 약10%포인트 낮은 34.9%가 기대된다고 응답했다.

△대학생의 57.8%,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라고 생각
설문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의 절반 이상은 자신이 어른이 아니라고 느끼고 있었다.

절반이 넘는 57.8%의 대학생은 ‘스스로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아직 어른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중 스스로 어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남학생(45.9%)보다 여학생(69.2%)에게서 많이 나왔다. 학년별로는 1학년 학생이 67.7%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응답자들이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느끼는 이유로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채, 부모님의 보호와 지원 속에 지내고 있어서(45.6%)’를 가장 많이 꼽았다. ‘내가 봐도 철이 들지 못해서, 성숙하지 못해서(32.5%)’가 2위, ‘아직 사회에 발을 내딛지 못해서(14.7%)’가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인하대 김태형(인문·09)씨는 “대학생이지만 어른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어색하다”며 “부모님의 도움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신주영(인문·10)씨는 “스스로 어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나이는 성인이지만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는 응답은 남학생 54.1%, 여학생 30.8%로 남학생이 23.3%포인트 높았다. 학년별로는 4학년이 46.2%로 가장 많았으며 1학년은 32.3%로 가장 적었다.

‘스스로 어른이 됐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나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나의 삶을 살고 있어서(63.2%)’를 가장 많이 꼽았다.

‘법적으로 성인대우를 받고 있어서(16.1%)’가 2위,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생활하니까(15.8%)’가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김보영(사과·10)씨는 “예전에는 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주었지만 대학생이 된 이후로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이제야 진정한 어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어른으로 불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책임감 꼽아
대학생들은 어른이라 불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책임감(21.7%)’을 꼽았다.

다른 학생들은 이외에도‘먹고 살 수 있는 경제력(19.5%)’, ‘도덕적·인격적인 성숙(17.0%)’를 중요한 조건으로 생각했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야만 진정한 어른’이라는 응답도 10.8%를 차지했다. 또 ‘법적으로 성인이라 인정할 수 있는 나이가 돼야 한다(7.8%)’,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개념과 상식을 갖춰야 한다(6.5%)’, ‘자신만의 신념을 가져야 한다(6.3%)’,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야 한다(5.5%)’, ‘자신의 직업을 가져야 한다(3.6%)’가 그 뒤를 이었다.

연세대 김슬아(경제·08)씨는 “어른이 되기 위해선 책임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자기가 하는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 모든 일의 기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외대 이승민(불어·08)씨는 “어른으로 불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도덕적·인격적 성숙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른와 아이는 도덕적·인격적 성숙의 정도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지훈 기자 ljh5619@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