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강당 앞 나무에 가지각색의 메모들이 걸렸다.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렴. 나도 무럭무럭 자라나 성공해서 돌아올게.”, “어서 커서 지구의 공기를 정화해줘.”

 

교목실은 5월17(월)~20일(목) 4일간 ‘나무친구(나친) 캠페인’을 진행했다. 나친 캠페인은 대강당 앞, 사범대 앞, 이화·포스코관 앞 등 자신이 마음에 드는 교내 나무에 짧은 편지를 적어 걸어주는 행사다. 학생 약900명은 나친 캠페인에 참여해 이 기간 동안 자신이 마음에 드는 교내 나무에 짧은 편지를 적어 걸었다.

학생들은 메모지에 나무에 대한 고마운 마음, 자신의 미래에 대한 다짐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적었다. ‘CO2 먹어주고 O2 제공해줘서 고맙다’‘광합성 하느라 고생이 많지? 나도 너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게.’학생들은 쪽지에 나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지은(정외·09)씨는 포관 앞 나무에 ‘맑은 공기를 줘서 고마워, 내년에도 예쁘게 꽃 피우렴’이라는 메모를 붙였다. 그는 “환경 관련 채플을 들은 후 산소 공급, 녹지 공간 제공 등 나무가 제공하는 혜택들이 고맙게 느껴져 이와 같은 메모를 붙였다”고 말했다.

생활에 위안과 활력을 받기 위해 나친을 만든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 나를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네가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돼’, ‘힘든 일이 있을 때 네 둥치를 나에게 내어 주겠니’등의 메모를 통해 나무에게 안식처가 돼줄 것을 부탁했다. 정현아(사생·07)씨는 “예전에 읽었던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가 생각나 나친을 만들었다”며 “언제든지 학교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나친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미진(체육·07)씨는 대강당 앞 나무 중 한 그루를 나친으로 택했다. 김씨는 “힘들게 대강당 앞 계단을 오르고 난 뒤 나친을 보면 종일 기분 좋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대강당 앞 나무를 나친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내 꿈은 기상학자, 멋진 기상학자가 되어서 돌아오마’, ‘고시패스하고 돌아올게’등 자신의 목표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자 메모를 적은 학생들도 있었다. 이주연(행정·09)씨는 “목표를 향해 공부하다가 지칠 때 적어놓은 나의 목표를 보고 힘을 낼 수 있도록 장래희망을 적었다”고 말했다. 최지희(경영·07)씨도 나친에게 ‘졸업 후 멋진 CEO가 돼서 돌아올게’라는 카드를 달았다. 그는 “졸업 후에 다시 당당한 모습으로 나친을 마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친 캠페인을 제안한 장윤재 교목실장은 “한 사람이 매년 배출하는 12톤(ton)의 이산화탄소를 상쇄하기 위해서 1년에 110그루의 나무를 심어야한다”며 “그만큼의 나무를 심을 수는 없지만 학생들에게 아끼는 나무를 만들게 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친 만들기 행사는 내년 봄 학기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장 교목실장은 “남자친구는 언제든 떠날 수 있지만 나친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다”며 “졸업하기 전 자신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나친을 만들어보라”고 말했다.

최은진 기자 perfectoe1@ewhain.net
사진: 배유수 기자 baeyoosu@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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