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예술대학(조예대) 소속 2, 3학년 학생 466명이 5월24일(월)~29일(토) 조형예술관에서 ‘메이데이전(展)’을 열었다. 학생들은 메이데이전에서 패기와 개성을 담은 614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철근과 나무, 석고 등 평범한 사물들은 메이데이전을 통해 생명력 넘치는 작품으로 재탄생됐다.

조형예술관 A동에서는 조소과, 동양화과, 서양화과, 섬유예술과가 층별로 작품을 전시했다. 조소과는 A동 야외와 실내에 43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유혜인(조소·08)씨는 1m 남짓 되는 청회색 남자의 전신상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그만 좀 봐요’를 전시했다.

그의 작품은 오른쪽 어깨너머로 세게 비튼 목과 찡그린 얼굴, 다소 긴장된 듯 수축된 몸의 근육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유선하(조소·08)씨는 두꺼운 철근을 덤불가지처럼 구부려 불과 연기처럼 나타낸 ‘타오르는 불편함’이라는 작품을 전시했다. 김수현(조소·07)씨는 ‘色卽是空 空卽是色(색즉시공 공즉시색)’에서 단계적으로 작아지는 3개의 철제 프레임 사이로 둥글고 매끄럽게 깎인 나무 조각 13개를 놓아 작품을 구성했다.

 

34명의 동양화과 학생들은 작품 속에 다채로운 색을 담았다. 차현지(동양화·07)씨는 그의 작품 ‘드리다’에서 가느다란 필선으로 꽃과 잎을 세밀하게 그렸다. 드로잉 선이 겹쳐진 곳에 생긴 면마다 검은 먹색, 비취색, 복숭아 색을 채워 화사한 봄의 색을 그의 작품에 담아내기도 했다.

김민경(동양화·08)씨는 ‘魚衣(意)(어의)’라는 작품에서 여러 색의 안료물감을 붓에 묻힌 뒤 화지 위에 찍어 살짝 번지게 하는 기법으로, 헤엄치는 잉어 7마리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관람객 서영하(도예·08)씨는 “동양화 작품들의 주제와 표현 방법이 상당히 넓어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155명의 서양화과 학생들의 회화 작품 전시장에서는 유화 물감냄새가 관람객의 코끝을 자극했다. 이 중 김시랑(서양화·08)씨의 작품 ‘시끄러운 아이’는 독특한 표현기법과 역동성으로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2개의 캔버스를 붙여 그린 이 작품에는 2명, 3명씩 몸이 붙은 5명의 여자가 자유로운 포즈로 관객을 응시하고 있다.

조형예술관 B동에서는 시각디자인과, 영상디자인과, 패션디자인과, 산업디자인과, 공간디자인과가 작품을 전시했다. 디자인학부 학생들은 광고 포스터와 홍보물, 티켓 등 193점을 전시했다. 한혜원(시디· 08)씨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사람을 아이스크림의 특성에 비유해 표현했다.

그는 달콤하고 고소한 아몬드 봉봉을 부드럽고 지적인 남자로, 톡톡 쏘는 캔디가 든 슈팅스타는 개성있고 반항적인 남자로 표현했다. 한혜원씨는 “아크릴 물감으로 아이스크림을 표현하기까지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며 “새로운 표현방법을 창조해낸 것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같은 층에서는 38명의 영상디자인과 학생들의 전시도 함께 열렸다. 이하영(영디·07)씨의 작품 ‘자진모리를 돌려라’에서는 소고 타격에 반응해 영상 속 사당패가 춤을 췄다.

산업디자인과와 공간디자인과도 실용적이면서 자연, 인간 중심적 작품을 선보였다. 패션디자인과는 패턴과 소재를 새롭게 조합하는 등 과감한 변용을 시도한 작품 17점을 선보였다. 조형예술학부 섬유예술과 학생들도 꼼꼼함이 돋보이는 섬세한 수작업 작품들을 전시했다.

조형예술관 C동에서는 도자예술과가 작품을 전시했다. 도자예술과 학생들은 은은한 빛과 흙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도자예술을 선보였다. 전예슬(도예·08)씨는 그의 작품 ‘深海(심해)’에서 코발트 안료를 사용해 깊은 바다의 빛깔을 담았다.

관객들은 소라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조심스럽게 만져보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박아영(도예·08)씨는 그의 작품 ‘순간’에서 스프레이 기법으로 안료를 뿌려 도자표면에 고요하고 잔잔한 물의 표면을 옮겼다. 박씨는 “도자를 정해진 시간에 구워내야해 작업 기간 중 시간적 압박을 많이 느껴 힘들었다”며 “그러나 그 과정에서 도자예술은 불과 시간의 싸움을 요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관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 발상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대 최성민(건설환경공학·06)씨는 “학생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작품이 많았다”며 “자칫하면 엉뚱해 보일 수 있는 발상들 조차도 재치를 발휘해 성공적으로 작품에 연결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일운(성남시 분당구·20)씨는 “작품마다 학생들의 성격과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 관람하는 1시간 내내 즐거웠다”고 말했다.

조예대 허선주 공동대표는 “메이데이전은 과제전을 제외하고 학생들이 입학한 후 처음으로 갖는 전시회”라며 “그동안 공부해온 것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지도한 이종구 교수(조소과)는 “작업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라고 주문했다”며 “이번 작품을 만들기까지 수많은 스케치를 거쳤기에, 다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진희 기자 tongil2580@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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