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로 들어온 후배들이 이번 축제기간 때 나에게 가장 많이 물었던 말은 “언니, 우리학교 축제 원래 이래요?” 였다.

내가 새내기였을 때도 선배들에게 저런 질문을 했었던 것 같다. 타 학교 축제에 다녀와서 우리 학교 축제에 한껏 기대하고 있었는데 생각과는 다른 모습에 실망했던 기억이 선하다. 그런데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점은 선배들은 대동제를 참 좋아했다는 것이다. 작년 축제보다 훨씬 나아졌다면서 선배들은 함박웃음을 짓곤 했다.

올해 대동제 역시 본래 축제의 틀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입을 삐죽이는 새내기들 앞에서 내가 새내기였을 때 선배들이 그랬듯,‘작년보다 더 나아졌네’하는 생각에 웃을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이화인 한솥밥 먹기와 영산줄다리기가 다시 진행된 것이었다. 작년 이화인 한솥밥 먹기와 영산줄다리기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화의 전통이 살아있는 이러한 행사를 통해 수많은 이화인들과 함께할 수 있어 즐거웠고 정말 이화인이 된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축제에서는 신경민 아나운서, 한명숙 전 총리, 손석춘 원장 등 외부 인사의 강연이 진행됐다. 외부강사를 초청한 것은 우리 대동제의 성격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작년과 올해의 축제를 바라보며 들었던 생각은 우리 학교의 축제는 행사 하나하나마다 의미가 있는, 배울 것이 많은 축제라는 것이다. 인기 많은 유명가수 대신 인디밴드를 섭외해 공연하는 것, 축제를 너무 늦게까지 하지 않는 것, 영산줄다리기에 쓰이는 영산줄을 함께 꼬는 것 등등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그것에 담긴 의미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런 행사들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이번에 열린 외부강사의 강연도 그랬다.     

18일부터 20일, 3일간 열렸던 이화 대동제는 분명 아쉬운 점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작년보단 나았지, 하며 웃을 수 있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더 나아지는 대동제가 되길, 그리고 한 때는 입을 삐죽거렸던 새내기들도 나처럼 대동제의 소소한 재미 속에 빠지게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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