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화)~20일(목) 3일간 열린 대동제가 일부 총학생회(총학)의 사비로 진행됐다. 본지 기사에 따르면 총학은 연예인 섭외비, 팸플릿 및 책자 인쇄비 등을 선불로 지급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돈을 모았다. 자취방 보증금, 저축예금, 부모님에게 빌린 돈 등이었다. 총학은 부족한 행사 물품을 임대하기 위해 일일장터를 신청한 단위에게 비강제적으로 예치금을 받기도 했다.

총학은 11일(화) 학교 측에 대동제 명목의 학생회비를 신청했다. 임나연 전 총학생회장에 따르면 학생회비를 신청하고 결제 받는 데는 관례적으로 약1~2주가 걸린다. 때문에 총학은 학생회비 800만원을 대동제 둘째 날인 19일(수) 학생처로부터 지급받았다. 즉, 총학은 축제를 시작하기 직전까지 행사에 쓰일 공금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했다. 사비를 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각 단위가 자신의 직무를 제대로 다 하지 않은 데에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영수증 분실 등을 이유로 학교 측에 재선거비용 결산안을 13일(목) 제출했다. 이전까지 학생처는 대동제 명목의 예산은 금액이 크기 때문에 재선거 비용이 결산된 이후 지원이 가능하다고 총학에 입장을 밝혔었다. 4월26일(월) 일부 영수증이 누락된 채 재선거비용 추인이 1차적으로 이뤄져 학생회비 요청이 인정되기 시작했지만, 총학은 결국 대동제 관련 지원금을 대동제 시작 직전까지도 받지 못했다.

외부기업 스폰서가 지원금을 지급하고 교비 지원이 이뤄지겠지만, 한 학교의 학생대표가 공식 행사를 자신의 사비로 해결했던 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대동제는 이화인을 위해 매년 치러지는 행사다. 매년 대동제 예산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의 지원은 불가피한 부분이다. 

우려되는 점도 있다. 소비의 주체와 공급의 주체가 같은 만큼, 회계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없다.‘회계감사제’도 위와 같은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 작년 총학은 회계감사제도를 시행 후 본지 취재진에‘회계감사제도를 시행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공개했다. 감사 결과, 학생회비의 수입, 지출 규모 및 총 금액은 공개됐지만 상세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13일(목) 열린 이번 전학대회에서도 투표를 통해 회계감사 3명이 선출됐다. 새 회계감사들은 감사 시에 장부상의 계산, 장부상의 수입 및 지출 내역 기재사항의 차이 등을 고려해야 한다. 감사 실시 후에는 회계감사보고서를 작성해 학보에 게재하고, 총학과 차기 전학대회에 보고해야 한다. 

대동제는 지나갔다. 그러나 회계감사라는 처리해야할 문제가 남아 있다. 총학은 회계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교비 지원 후 사비 회수 방식의 공개 여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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