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걱정에 찌든 대학 문화를 애도하며
취업 걱정에 찌든 대학 문화를 애도하며
  • 김지솔 (국제학부·08)
  • 승인 2010.0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대학생 대접을 받는다 지금은 호티스트들이 여대생 흉내를 내면서 거리를 활보한다”-이외수, 장외인간

이외수의 “장외인간”이라는 글을 읽고 일부는 ‘호스티스’와 같은 표현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대학생들만이 가졌던 성숙된 지성인의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담긴 표현이다.

더 이상 학교에는 80~90년대의 학생들처럼 잔디밭에 앉아 책을 읽거나, 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얘기 하는 사람이 없다. 꽤나 성실하게 학교를 다니고,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해가는 이들이 ‘잉여인간’으로 비춰지는 것이 요즘의 대학가이다. 평소엔 영어공부에 매달려 학원과 학교 수업을 병행하고, 중간고사가 끝나면 곧바로 상반기 공모전에, 그 후에는 또 다시 여름방학 인턴십에 지원한다.

20대의 문화란 어디로 사라졌는가? 아직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인 우리 대학생들의 문화는 어디로 갔는가? 물론 과거에 비해 오늘날 대학생들의 고민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소위 스펙이라는 것을 쌓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과거 세대가 최루가스를 마시며 얻어낸 투표권은 이제 하루 쉬는 날을 제공해주는 종이 쪽지일 뿐이다.

조금이라도 무거운 이야기를 꺼낼 양이면 “너 국회의원해도 되겠다.” 라는 말이 나온다. 20대, 특히 우리 대학생들에게는 그에 맞는 사회적 책임과 소양이 있다. 내가 사는 대한민국을 누가, 어떻게 이끌어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최소한의 관심조차 사라지고 있다. 나는 취직을 하기 위해 토플 공부, 봉사 활동, 각종 자격증에 교환학생까지 다녀와야 하는 것이 대학생들이 만들어낸 문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 내에서 낭만이란 사라진지 오래다. 봄이 되면 만개한 꽃을 보러가고, 노트 한쪽에 짧은 시 하나 적어볼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물론 당장 눈앞의 걱정거리로부터 멀어져, 미래의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과 같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이런 용기를 갖기란 더욱 어렵다. 그러나 결국 용기를 내야하는 것 또한 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