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연구소는 7일(금) 오후5시~8시 음악대학(음대) 김영의홀에서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Franciszek Chopin) 탄생 200주년 기념‘쇼팽 페스티벌’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가장 많이 연주되지만,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작곡가로서 편견과 오해에 둘러싸여 있는 쇼팽을 학술발표자 2명의 다른 시각으로 새롭게 조명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학술발표가 끝난 후 쇼팽의 피아노곡 연주가 뒤따랐다.  

음악연구소 박신화 소장이 쇼팽의 생애에 대한 기조연설로 행사는 시작됐다. 1810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나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쇼팽은 자유롭고 독자적인 양식의 작품을 남겼다. 특히 그는 약200곡에 이르는 피아노곡을 작곡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 소장은“이번 행사가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쇼팽을 재조명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채현경 교수(작곡과)는‘사이 공간(in-between space)과 쇼팽의 피아노 음악’을 주제로 발표했다. 채 교수는“기존 연구는 당시 유럽 사회를 고려하지 않은 채 주로 음악 분석에 치우쳐 쇼팽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양산했다”며“쇼팽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던 1830년대가 유럽의 가장 큰 혼란기였기 때문에 당시 사회의‘복잡함과 모호함’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조국을 잃고 파리로 망명을 떠나 바르샤바와 파리 사이의‘사이 공간’에서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쇼팽의 삶을 이해해야 그의 음악을 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 교수의 강연 뒤 국민대 윤철희 교수(피아노과)의‘Nocturn in C# minor, Op. 27, No. 1’,‘Sonata No. 2 in B♭ minor, Op. 35’연주가 이어졌다. 후반부 연주된 소나타에 대해 채 교수는“악장들 간 통일성이 없다는 당대 작곡가들의 평과 달리 이 곡은 악장들 간 유기성을 갖고 다음 악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평가했다.

 

연세대 송무경 교수(작곡과)의‘구조분석과 해석학적 접근의 상호작용: 쇼팽의 마주르카 Op.50을 중심으로’발표가 이어졌다. 송 교수에 따르면, 폐결핵으로 39살의 나이로 요절한 쇼팽의 비극적 일대기는‘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수식어와 결합돼 19세기 낭만주의 대표 음악가로 그를 꼽는데 주저함이 없게 한다.

그러나 송 교수는“쇼팽의 음악적 이상은 화려하거나 감성적이기보다는 규칙적, 구조적 음계 구성이 특징인 절대음악과 맞닿아있다”고 말했다. 그는“음악 설계에 대한 구조주의자적인 경향과 자연스럽게 음악에 녹아든 폴란드의 국민적 정서는 쇼팽 특유의 음악을 낭만주의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교수 강연의 중심이 된 피아노 곡 ‘Three Mazurkas in G Major, A♭ Major, C# minor, Op. 50, No. 1, 2, 3’는 김정은 교수(건반악기과)가 연주했다.   

성신여대 원보현(작곡이론·10)씨는“평소 쇼팽에는 흥미가 없었는데 이번 강연을 듣고 나 역시 쇼팽을 왜곡해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이번 강연을 통해 쇼팽의 생애를 당시 시대 상황과 결합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슬기 기자 redwin2026@ewhain.net
사진: 안은나 기자 insatiable@ewhain.net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