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영어 스피킹 점수 요구, 로레알 서류 접수 전 온라인게임 필수, 현대자동차 인적성 검사 실시


채용 시장에서‘인턴(Intern·회사에 정식으로 채용되지 않은 채 실습 과정을 밟는 사원)’의 중요성이 높이지면서 인턴 지원 조건이 이전에 비해 추가되거나 변동되는 등 변화하고 있다.

삼성그룹 16개 계열사는 작년 하계 인턴 채용 모집부터 지원자에게 토익(TOEIC) 점수 대신 토익 스피킹(TOEIC SPEAKING) 또는 OPIc(Oral Proficiency Interview-Computer)등의 영어 말하기 능력 증빙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대학생 인턴에 한해 최소 토익 스피킹 5급 이상, OPIc Intermediate Low(IL) 이상의 회화 자격을 갖춰야 한다. 

경력개발센터 장신혜 연구원은“요즘 토익 고득점자가 너무 많아 토익 점수를 채용의 객관적인 지표 중 하나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실무에서는 영어로 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최근 토익 점수가 영어 활용 능력과 직결되는 부분이 희석되면서 기업들이 영어 말하기 능력을 중요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익 스피킹과 OPIc은 현재 삼성, LG, CJ, 포스코, STX, 두산, GS, 현대 등 다수 기업의  어학자격으로 인정받고 있다.

서류 전형 후 영어토론면접을 통해 인턴을 채용해왔던 로레알 코리아는 올해 하계 인턴 지원 자격에 온라인비즈니스게임 ‘REVEAL’을 보는 전형을 추가시켰다. 지원자가 해당 기업문화에 얼마나 부합되고 어떤 직무 분야가 자신에게 맞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REVEAL 게임을 거쳐야 인턴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로레알 인사부 도창현 대리는“더 역량을 갖춘 인재를 뽑고자 REVEAL 게임 점수를 서류전형 평가에 포함시키고 있다”며“지원자들이 간접적으로 직무를 경험함으로써 자신이 어떤 분야에 맞을지를 알고 적합한 부서에 지원하게끔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작년 동계 국내 인턴 채용부터 신규 채용 전형에 있었던 인적성검사인 HKAT전형(Hyundai Kia Aptitude Test)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인재채용팀 전태현 사원은“작년 동계 채용부터 인턴 과정을 수료한 대학생 중 면접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하고 있다”며“이 때문에 더 우수한 인재를 인턴으로 확보하고자 일반 정규채용절차 중 인적성검사를 인턴 전형에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몇몇 기업들의 인턴 지원 요건이 추가되거나 바뀌는 데는 인턴 개념이 이전에 비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롯데손해보험 인사팀 김형일 과장은“과거 인턴은 자기소개서의 직무 경험란에 한 줄로 쓸 수 있는 경험에 불과했다”며“현재는 채용 방식의 한 부분으로써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인턴 채용 면접도 일반적인 것이 아닌 직무에 필요한 기본 역량을 지녔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역량면접, 구도화 면접 등으로 그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인턴 면접 시 경험을 쌓기 위해 지원했다는 학생에게는 생각을 바꾸라고 조언해준다”며“요즘 기업은 직무 경험 제공이 아닌 채용을 염두하고 인턴 자리를 마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인재채용팀 전태현 사원은“인턴 채용에 대졸신입사원을 뽑는데 사용하는 정규평가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인턴 사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자하는 기업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시 정규평가 및 이후 사내평가를 거쳐 인턴을 마친 후 최종면접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까다로운 절차는 인턴에 더 관심을 두고 평가하겠다는 채용 흐름을 보여준다.

경력개발센터 장신혜 연구원은“인턴 채용 조건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지는 이유는 서류, 면접 전형만으로는 우수한 인재를 골라내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력개발센터는 노동부의 지원으로 본교 학생들에게 인턴 기회를 제공하는 노동부 청년직장체험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5월18일(화) 오후5시 이화·포스코관 B152호에서 열리는 인턴십 설명회를 통해서는 인턴십 준비방법 등 다양한 채용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한나 기자 hjnh87@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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