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한 대전 MBC 임소정(중문·06년졸) 기자

 

“산꼭대기에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요.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우리 동네입니다.”한 소녀의 내레이션으로 대전 MBC 특별기획 다큐멘터리‘하늘동네, 365일간의 희망기록’이 시작된다.

대전시 동구 대동 ‘하늘동네’ 지역은 1990년대 이후 신도심 개발과 함께 공동화 현상이 진행돼, 개발이 필요한 곳으로 전락했다. 대전 MBC 김지훈, 고병권, 이교선, 임소정(중문·06년졸) 기자는 ‘하늘동네’ 주민들이 시련과 아픔을 딛고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약1년에 걸쳐 담아냈다.

이들은 이 보도로 2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방송통신위원회 주최 ‘2010 방송대상’ 지역발전 프로그램부문 우수상,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을 수상했다. ‘하늘동네’ 취재진 중 본교 동문인 임소정 기자를 3월27일(토) 대전시 서구 둔산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임 기자는 2006년 12월 대전 MBC에 입사해 평일에는 취재기자로, 주말에는 대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참여한 ‘하늘동네’ 취재는 작년1월22일(목)~올해1월28일(목) 매주 목요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50부작으로 방송됐다. 임 기자를 비롯한 4명의 취재진은 1년간 ‘하늘동네’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희로애락을 취재했다. 이들은 사회복지사, 각 통 통장들, 주민들을 만나 친분을 쌓고 지역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임 기자는 주로 사회복지관 공부방을 매일 방문해 저소득층 자녀들의 공부를 돌봐주며 ‘하늘동네’ 사람들을 취재했다.

“거의 살다시피 공부방에서 지냈어요. ‘하늘동네’ 아이들은 사람 사이의 정에 목마른 아이들이었어요. 매번 갈 때마다 제게 안겨서 떨어질 줄을 모르더군요. 안타까웠죠.”

취재진이 작년 2월 ‘하늘동네’ 주민 2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80%가 경제적 빈곤 등으로 인한 우울 증세를 겪고 있었다. 생활고를 겪는 일부 주민들은 취재진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취재를 거부하려는 일부 주민들이 있었어요. 주민들은 취재해봤자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죠. 그럴 때마다 기한 없는 설득에 들어갔어요. 곧 변화할 테니, 조금만 참아 달라고요.”

임 기자의 말은 곧 현실화됐다. ‘하늘동네’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취재진과 대전 아동 발달 연구소는 ‘하늘동네’ 주민들을 대상으로 심리 검사와 치료를 진행했다. 방송 보도 후 지역사회에서 무료 건강검진, 일자리 창출 등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다. 대전MBC도 전용 은행계좌를 통해 성금을 모금했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하늘동네’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어요. 그것보다 주민들이 마침내 희망을 찾았다는 점이 더 값지다고 생각했죠.”

한국기자협회 제23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 김동훈 대변인은 “캠페인(campaign)성 뉴스는 자기 메시지에 매몰돼 언론 본연의 기능을 잃기 십상인데, ‘하늘동네 이야기’는 메시지를 지키면서도 언론 본연의 기능을 잃지 않았다”고 호평했다. ‘하늘동네 이야기’는 심사위원 14명의 만장일치로 이달의 기자상에 선정됐다.

아직 차근차근 배워가고 있다는 막내기자 임씨. 그가 ‘하늘동네’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 따뜻한 시선은 365일 세상을 향해 열려있다. 오늘도 그는 사회적으로 낮은 곳에 위치한 사람들을 향해 취재용 마이크를 들고 달린다.

 

글·사진: 한보민 기자 star_yuka@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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