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람들의 인사 중에 봉주르(bonjour, 좋은 날) 다음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 ‘아듀(adieu)’다. 이 말은 보통 헤어질 때 하는 인사다.

문법적으로 보면, 아듀(adieu)는 라틴어 아드(ad)에서 온 전치사 아(à, ~에게)와 라틴어 데우스(dĕus)에서 온 명사 디유(Dieu, 신)의 합성어로, 12세기에 생긴 말이다.

여기에 주어와 동사가 빠져 있는데 주어는 ‘나’고, 동사는 ‘맡기다·추천하다’다. 따라서 아듀(adieu)의 완전한 문장은 ‘나는 당신을 신께 맡긴다’라고 할 수 있다.

디유(Dieu)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부연하자면, 대문자 디유(Dieu)는 일신교의 신, 즉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고, 소문자 디유(dieu)는 다신교의 신, 예를 들어 인도의 신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문자 디유(Dieu)는 복수가 없지만, 소문자 디유(dieu)는 복수가 있어서, 그 경우 -x를 붙여 디유(dieux)가 된다. 물론 아듀(adieu)에서 디유(dieu)는 본래 대문자 디유(Dieu)였지만 전치사 아(a)와 함께 굳어진 표현이 되면서 소문자 디유(dieu)로 되었다.

어쨌든 아듀(adieu)는 ‘나는 당신을 신께 맡긴다’의 의미이므로 보통은 이승에서 영영 이별하는 경우에 하는 말이다.

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하는 이별 인사는 오 흐브와르(au revoir, 다시 봄)다. 그렇지만 지방에 따라 아듀(adieu)를 오 흐브와르(au revoir) 대신 쓰는 곳도 있고, 남부 프랑스나 스위스에서는 만났을 때 하는 인사인 봉주르(bonjour)와 같은 뜻으로 쓰기도 한다.

한편, 아듀(adieu)에 해당하는 영어는 Goodbye인데 이 말 역시 God be with ye(you의 固形)!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서양의 신과 인간과의 관계는 동양의 그것에 비해 훨씬 밀접한 것 같다. 헤어질 때마다 신을 들먹거리니 말이다.

참고로,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아디오스 아미고’(Adios amigo)라는 에스파냐어 표현에서 아디오스 역시 프랑스의 아듀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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